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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과장 & 李대리] 구글 같은 구내식당 바라지도 않아 "우리가 무슨 초식동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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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과 극' 구내식당

    레스토랑이 울고 갈…
    샐러드바에 중식ㆍ일식까지…"그야말로 남의 나라 이야기"

    '식권깡'을 아십니까
    月 15만원어치 식권 현금화…도시락 때우며 '넷북' 구입
    [金과장 & 李대리] 구글 같은 구내식당 바라지도 않아 "우리가 무슨 초식동물입니까"
    오전 11시가 되자 유통업체 직원 김모 대리의 사내 메신저에 대화창이 떴다. 이어 각 지점에 흩어져 있는 입사 동기들 간의 구내식당 메뉴 품평회가 시작됐다.

    이모 대리(본점):오늘 메뉴 뭐?우린 소고기국,생선가스,두부조림.유후~

    김모 대리(부평점):콩나물국,미역줄기 무침,깍두기….내가 무슨 초식동물이냐!

    장모 대리(영등포점):설렁탕,치킨너겟.후후 내가 이겼음.

    김 대리:'OTL'('좌절'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빨리 큰 점포로 옮겨야지.식솔이 적으니 밥도 맛이 없구나.

    5000원으로 점심 한끼 해결하기 힘든 고물가 시대.자연스레 구내 식당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흔히 '짬밥'으로 불리는 구내 식당 메뉴.'직딩'(직장인)들에게 맛에 앞서 점심값 절약차원에서 택할 수밖에 없는 계륵 같은 존재다. 구내 식당과 함께 직딩들의 점심 문화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식권.'◆◆권'자만 붙으면 다 '깡'한다는 세상,식권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구글'에 입사하면 살이 찐다?

    국내 기업 구내 식당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가 인터넷 포털 구글의 구내식당이다. 약 70석 규모의 카페 형식 인테리어에 상차림은 출장뷔페 업체인 아모리스가 담당한다. 잡곡밥 흰쌀밥 등 2종의 밥에 다양한 밑반찬은 기본이며,샐러드바가 따로 있고 메인 음식으로는 중식 한식 일식 이탈리안 퓨전 등 5종 중 매일 3종이 나오고,채식주의자를 위한 음식이 별도로 마련된다. 샌드위치와 디저트도 있으며,점심시간은 오전 11시30분에서 오후 1시30분으로 넉넉한 편이다. 이뿐이 아니다. 하루종일 식당에는 계절과일,음료,스낵,아이스크림,유제품,커피머신 등이 비치돼 있어 아무때나 이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게 전부 '공짜'다.

    ◆구내식당=구내악당

    [金과장 & 李대리] 구글 같은 구내식당 바라지도 않아 "우리가 무슨 초식동물입니까"
    한 중견 소재기업의 직원들은 구내식당을 '구내악당'이라고 부른다. 값은 점심 4000원,저녁 5000원으로 일반 식당과 큰 차이가 없는데도 메뉴는 부실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구내식당을 유지하기 위해 회사 측에서 매달 10만원씩을 월급에서 식대로 원천징수해가는 바람에 본전을 빼기 위해서라도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한 화학기업에 다니는 안모 대리는 "신메뉴를 개발해야 하는 영양사의 심정도 알겠지만 직원들이 '마루타'인 양 듣도 보도 못한 메뉴를 올리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며 고충을 전했다. "'사과 도라지 무침'은 사과무침이면 사과무침이고,도라지무침이면 도라지무침이지 왜 두 개를 섞어서 맛을 망쳐놓는지 모르겠어요. '백년초 셰이크'도 그래요. 인삼 셰이크,도라지 셰이크에 이어 3탄이에요. 이러다가 김치 셰이크도 나올 판이에요. "

    ◆구내식당도 골라가면서 먹어요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일하는 성모 대리는 매주 적어도 한 번 정도는 다른 회사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회사에서 식비로 나오는 돈은 한 달에 10만원인데 이 돈으로 외부 식당을 이용하는 건 어림도 없어 비용 대비 맛이 가장 우수한 곳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성 대리는 "요즘 최고로 꼽고 있는 곳은 서대문역 인근의 4 · 19기념회관"이라며 "값은 3500원인데 반찬이 꽤 잘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구내식당은 입주건물 직원에게만 할인된 가격에 식권을 주는데 지난 겨울엔 날씨가 추워 남의 식당에 코트를 입고 갔더니 그걸 이상하게 본 구내식당 직원이 직원증을 보여달라고 하는 바람에 곤란을 겪은 적도 있었다"고 했다.

    ◆'식권깡'의 진수를 보여주마

    출판사 직원 강모 대리는 회사에서 '식권재벌'로 불린다. 구내식당이 없어 회사 인근의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매월 15만원의 식권을 지급받고 있는데,그동안 쓰지 않고 모은 식권이 100만원에 이르게 된 것이다. 강 대리는 "영업부서라 다른 직원들보다 외근이 잦다보니 회사 근처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식권을 그대로 모으게 됐다"며 "동료들에게는 우스갯소리로 90만원만 주면 모두 넘기겠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그는 "영업직에 있는 한 과장은 남은 식권들을 선후배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깡'(현금화)해서 넷북을 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 소재회사의 식권은 만능카드나 다름 없다. 한식 중식 양식 패스트푸드 등 인근식당 300여곳과 거래를 터 개인 입맛에 맞는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 식당 외에 베이커리나 문구점 서점 편의점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회사에 다니는 알뜰 주부 임모 대리는 "주말에 마트를 가지 못하는 날이면 퇴근 길에 식권으로 자녀들에게 줄 간식과 책,학용품을 사가기도 하고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생수나 세제 등 장도 본다"며 "고참들은 식권들을 모아서 후배들에게 삼겹살에 소주로 한턱을 내기도 한다"고 전했다.

    강유현/고경봉/노경목/조재희/강경민 기자 y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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