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이시영.박칼린.엄태웅, 건강한 매력으로 주가 급등

가수 김건모가 지난 20일 방송된 MBC TV '우리들의 일밤 -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데뷔 20년을 맞은 이 톱가수가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모습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한마디로 건강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줘 점수를 많이 잃었다.

뜨거운 논란에 '앗 뜨거워'한 김건모는 재도전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의 이미지에는 상처가 많이 났다.

이런 가운데 그와 반대로 최근 건강한 이미지로 특수를 노리는 연예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빈, 이시영, 박칼린, 엄태웅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페어플레이(fair play) 정신과 건강한 심신으로 큰 사랑을 얻고 있으며, 이는 의도하지 않은 각종 마케팅 특수로 이어지고 있다.

◇현빈.이시영, 몸도 마음도 튼튼 = 1982년생으로 올해 스물아홉 동갑내기인 배우 현빈과 이시영은 몸도 마음도 튼튼한 모습으로 연예계를 넘어 사회적으로 건강한 충격을 전해줬다.

'시크릿 가든'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와중에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현빈과 인기 여배우로서 부상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복싱에 도전해 우승한 이시영이 안겨준 신선하고 기분좋은 쇼크는 결코 계산된 이미지 관리의 산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심지어 북한의 연평도 도발 사태가 벌어진 직후 '귀신 잡는'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현빈에 대해서는 전사회적으로 칭찬 릴레이가 펼쳐졌다.

더욱이 그가 2008년 병무청에서 모집업무를 개시한 이후 해병대 지원자 중 최고령자인 것으로 조사되면서 그의 주가는 더욱 솟았다.

현빈은 지난 7일 입대에 앞서 "어렸을 때부터 경찰대에 가고 싶었고, 대테러진압부대에도 가고 싶었다. 원하든 원치 않든 대한민국 남자라면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할 수 없다면 내가 좋아했던 부대들과 유사한 해병대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야 할 시점이 돼 선택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시크릿 가든'에 이어 해병대 입대로 현빈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들은 애초 기대보다 몇갑절의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9㎝-48㎏의 야리야리한 몸매, 도회적인 마스크를 자랑하는 이시영은 지난 17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그는 이번 대회 출전자 중 최고령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고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위험한 상견례'의 개봉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서울과 안동을 힘겹게 오가며 대회에 출전해 우승한 그에게는 자연히 엄청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무엇보다 얼굴 부상의 위험이 큰 운동이라는 점에서 그의 선택은 무모하게도 보였지만 그 꾸밈없는 열정에 박수가 이어졌다.

복싱선수를 주인공으로 한 단막극에 캐스팅돼 복싱을 처음 접한 이시영은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너무 하기 싫었다.

그래서 핑계를 대며 연습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아이였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진도가 나가다 보니 운동을 계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시영의 복싱대회 출전은 영화 홍보 스케줄과 겹쳐 자칫 무산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가 복싱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위험한 상견례'에 대한 어떤 홍보보다 막강한 홍보효과를 냈다.

◇박칼린.엄태웅, '트릭' 모르는 정직한 포스 뿜어내 = 박칼린(44)과 엄태웅(37)은 나란히 건강한 포스로 어필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예능의 끼'가 없음에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부상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박칼린은 지난해 KBS 2TV '해피선데이 - 남자의 자격'에서 보여준 건강한 카리스마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뮤지컬 감독이자, 배우, 아리랑TV 등의 MC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그이지만 그가 대중의 사랑을 받게된 것은 엉뚱하게도 예능 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에서 하나의 미션으로 선택한 합창단 프로젝트의 감독을 맡으면서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오합지졸 단원의 하모니를 끌어냈고 이는 단원 하나하나의 사연과 맞물리며 감동을 전해줬다.

그의 무기는 과장하지 않는, 정직하면서도 포용력 있는 지도력이었다.

그리고 이는 곧 건강미로 이어졌다.

이후 박칼린이라는 이름은 신뢰, 리더, 카리스마와 동격이 됐고 그는 각종 광고와 행사의 얼굴로 발탁됐다.

또 SBS는 그에게 토크쇼 진행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며 끈질기게 설득 중이다.

엄태웅도 '해피선데이'로 요즘 주가를 날리고 있다.

최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해피선데이 - 1박2일'에 지난 6일 새 멤버로 합류한 그는 평소 '엄포스'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이 프로그램에서도 초반부터 포스를 과시하고 있다.

다만 그 포스의 종류가 다르다.

그동안은 배우로서 꽉찬 연기력에서 나오는 카리스마를 뿜어냈다면, '1박2일'에서는 순박하고 정직한, '트릭'을 모르는 건강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제 갓 합류했을 뿐인데도 그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은 뜨겁고 따뜻하다.

배우로서의 이미지에 해가 갈까 그동안 출연 제의를 수차례 거절하다 결국 제작진의 삼고초려로 출연하게 된 그는 '1박2일' 특유의 건강한 이미지에 자신의 건강함까지 보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엄포스'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1박2일'에서는 자연인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순둥이'라 불리고도 있지만, 이 역시 잔머리 굴리지 않고 직진하는 그의 순진하고 순수한 '포스'의 또 다른 모습이자 그가 별다른 시행착오없이 '1박2일'에 안착하게 된 비결이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