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정부는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나타나고 있는 국제 외환시장의 엔화 강세(엔·달러 환율 하락) 현상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18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 “현 단계에서 일본 지진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임 차관은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농수산물이 2.4%,소비재가 7.7%”라며 “수급 차질이나 가격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만 “생태는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당분간 가격 강세가 우려된다”며 “대체재인 냉동 명태로 수요를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관계부처에 당부했다.

국제 외환시장의 엔화 강세와 관련,임 차관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선진 7개국(G7)이 환율 안정에 합의해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엔·달러 환율은 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투기세력이 엔화 강세에 베팅하면서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 장외거래에서 사상 최저인 달러당 76.25엔까지 하락했다.G7이 외환시장 안정에 공조하기로 하면서 엔·달러 환율은 81엔대로 상승했다.

임 차관은 최근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함에 따라 국내 석유 가격도 다소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다.그는 “국내 석유 가격은 1~2주의 시차를 두고 국제유가 흐름을 반영한다”며 “다음주에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국내 가격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17일 ℓ당 1950원11전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7일 배럴당 111.18달러에서 17일 106.1달러로 4.6% 하락했다.

임 차관은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는지를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액화천연가스(LNG)는 금년도 필요 물량의 98%를 확보해 당장 수급 불안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 차관은 밀 쌀 배추 돼지고기 등의 가격이 앞으로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 가격이 꾸준히 상승해 최근 국내 제분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임 차관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업계를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점검하고 라면 등 가공식품 동향까지 점검해 달라”고 말했다.쌀은 지난해 생산량이 12% 감소해 최근 가격이 오름세다.배추는 봄배추가 나오는 다음달 중순까지 가격이 높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돼지고기 가격은 지난주 일시 하락했다가 이번주 들어 반등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