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불확실성이 산재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일본발(發) 뉴스에 연일 급등락하고 있다.

일본 대지진으로 파급된 글로벌 경기둔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엔·달러 환율이 76엔까지 급등해 2차 대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우려는 더욱 증폭됐다.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핵심 부품·소재조달 등에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특성상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전반적인 생산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다만 18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담에서 일본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공동 개입 의사를 밝히자 엔·달러 환율은 80선을 회복하고 증시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해외투자 자산을 대량 매각할 것이란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재해 복구 자금은 국채 발행과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에 의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경제가 침체로 가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주로 민간에 의해 이뤄진 해외 투자 자금이 회수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일본의 신용 위험 상승으로 일본 자산 가치가 떨어질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엔화 위상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선진국들이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엔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다만 일본 원전 사고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리비아 뿐만 아니라 바레인과 예멘 등 인근 지역으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일본 내 추가적인 여진 등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바레인 사태 악화로 국제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에 추세적인 상승세를 예상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 바닥은 확인했지만 2030선까지 제한적인 반등을 염두에 두고 대응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기 보다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철강과 화학, 자동차 업종을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이전 고점 수준으로의 빠른 회귀 가능성에 베팅하기 보다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일본 사태를 감안해 반도체와 철강, 화학 업종에 대한 관심이 바람직하되 아직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