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 일부가 통합돼 탄생한 기관으로 방송통신 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최고 규제당국이다. 그런 막중한 자리의 초대 수장을 맡았던 최시중 씨가 연임을 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3년간의 직무를 검증해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스마트폰 시대에 대응할 기회를 놓쳤고,규제만 심화됐다는 비판을 단순히 정치 공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방송은 '정치재(財)', 통신은 '기술재'라는 말이 있다. 방송은 정치 변수에, 통신은 기술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3년이 지난 지금 방통위 업무의 절반인 통신정책은 사실상 실종 상태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 의견이다. 아이폰이 미국에서 출시된 지 무려 2년 반이 지나고서야 한국에 들어올 수 있었고, 낡은 규제에 집착하느라 적시 대응 기회도 놓쳤다. 종편 선정 결과가 말해주듯이 방송 산업은 여전히 정치재임을 재확인시켜 주었을 뿐이다.

방송통신을 74세의 위원장이 다시 맡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업계에서는 뒷말이 많다. 물론 고령이라고 해서 시대변화에 둔감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줄리우스 제나코프스키의 나이가 49세이고 이는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 그만큼 방송통신은 변화가 빨라 기민한 정책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방송통신은 차세대 먹을거리요 중요한 신산업이다. 방통위원장이 차기 국정원장 자리를 원한다더라는 식의 루머가 한동안 시중에 나돌았다는 것부터가 무언가 잘못돼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