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파네코語 생존자 2명 갈등에 대화 단절
원주민 차별 언어사멸 원인…멕'정부 원주민어 보존노력

멕시코 정부가 원주민 언어를 보존키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 원주민 부족의 최후 생존자들이 불화로 더 이상 의사소통을 하지 않아 해당 언어가 소멸될 위기에 놓였다.

15일 EFE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남부 타바스코주(州)의 한 작은 마을인 아야판에 사는 마누엘 세고비아(75)와 이시드로 벨라스케스(69)는 과거 원주민 말인 '아야파네코'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단 2명의 생존자다.

아야파네코어(語)는 과거 멕시코 영토 내 364개 원주민 부족들이 사용했던 언어 중의 하나로 20세기 중반 마을이 도시화되면서 8천명에 달하는 사용자들이 거의 사라져 세고비아와 벨라스케스 둘만이 아야파네코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남게 됐다.

두 사람은 같은 마을 안에서 500m 거리에 떨어져 살지만 언제부턴가 이유모를 갈등을 빚으면서 더 이상 말조차 섞지 않는 사이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고비아는 "시간이 지나고 마을이 완전히 바뀌면서 사람들이 다른 도시로 이주했고 그들은 다른 관습을 받아들였다"며 "우리 둘이 죽는다면 언어(아야파네코어)는 소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야파네코어는 미국 언어학자들의 연구 덕택에 기록으로 남아 사전까지 편찬됐지만 두 사람이 말하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전수하지 않으면 사멸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멕시코 원주민들이 사용했던 언어 중 141개는 과거 스페인 식민지 기간 모두 사라졌으며 최소 36개 언어가 소멸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식민지 기간 이후에는 원주민에 대한 차별이 원주민 스스로가 자신의 언어로 말을 하고, 글로 표현하는 것을 꺼리게 만든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멕시코 국립원주민어연구소 연구원인 아르눌포 엠브리스는 "원주민들은 일자리와 학교에서 배척을 당하면서 그들의 말을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다행인 것은 멕시코 정부가 원주민 언어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강화하면서 원주민 말을 하는 사람이 2007년 100만명에서 3년 뒤 700만명으로 늘었다는 것.
멕시코 여러 학교에서 원주민 어로 번역된 책을 사용하고 있고, 멕시코 헌법 또한 13개 원주민 언어로 풀이돼 있다.

엠브리스는 "원주민 공동체가 그들의 권리를 행사키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사라진 언어의 소멸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