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는 4일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투자심리를 짓눌렀던 중동발 악재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증시가 나란히 반등해 단기 바닥론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데다 전날 주가가 미리 올랐다는 점에서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3일 코스피지수는 42.42포인트(2.20%) 올라 1970.66으로 마감됐다. 오랜만에 보는 제대로 된 반등이다. 외국인이 7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서 1725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도 순매수 규모를 2515억원으로 키웠다. 그간 낙폭이 컸던 자동차 조선 건설 등이 일제히 뜀박질하면서 반등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제지표가 호조를 이어가고 있고, 국제 유가 오름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밤사이 추가로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와 서비스업 지수는 예상치를 웃돌며 경기 회복이 지속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유럽 증시도 기업실적 호조에 힘입어 사흘 만에 반등했다. 국제유가(WTI 기준)도 중동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에 하락 반전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외국인이 현물(주식)과 선물을 동반 매수한데 이어 프로그램 비차익거래가 5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며 “자산운용사들이 바스켓으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주식형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된터라 운용사들이 본격적으로 주식비중을 늘리기 시작하면 추가적인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최 연구원은 “극단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투매 국면은 지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악재들이 그간의 가격 조정으로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국내 증시가 2000선 회복 시도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국내 경기가 여전히 탄탄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은 크겠지만 2000선 회복을 시도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바닥 다지기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비아가 평화적 중재안에 반응을 보이곤 있지만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고,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주요 산유국에 미칠 영향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어서 속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 기간 동안 긍정적인 뉴스가 나올 수도 있지만 내주 한국은행의 금리결정과 올해 첫 쿼드러플위칭데이(선물·옵션 동시만기일)가 예정돼 있는 등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이 많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저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분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 며 “단기 급락 후엔 먼저 빠진 종목부터 오르기 마련이어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던 종목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