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DDH야?" 1990년대까지만 해도 홀인원 볼의 상당수가 DDH(일명 녹색볼)였다. 인기도 독보적이었다. 그러나 2000년에 미국 아쿠시네트사의 '타이틀리스트 프로 V1' 볼이 출시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이 볼은 지금까지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골프볼 '10년 주기설'을 입증이라도 하듯 최근 변화조짐이 일고 있다. 던롭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 나이키 볼빅 등 국내외 볼메이커들이 올해 새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아쿠시네트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저마다 첨단 기술을 접목했다고 설명한다. 드라이버로 칠 때 거리가 더 나고,그린 주변에서 샷을 할 땐 컨트롤이 좋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볼 구조도 '코어-내피-외피'의 세겹으로 구성된 3피스는 기본이고 4,5피스까지 다양해졌다.

볼 안쪽의 코어 소재는 지금까지 고무가 대부분이었으나 플라스틱을 넣은 제품이 등장했다. 나이키의 SQ프리미엄디스턴스가 바로 그 볼이다. 아쿠시네트의 프로 V1/V1x는 딤플 구조를 바꿔 공기역학적으로 설계했다고 한다. 새 프로 V1은 스핀이 많이 걸리고,프로 V1x는 거리가 더 나간다고 한다.

던롭은 뉴Z-스타/XV를 야심작으로 내놓았다. 이 볼은 우레탄 커버 두께가 0.3~0.5㎜로 초박막이다. 프로 V1보다 커버가 더 얇아 스핀을 더 먹는다는 것이 던롭 측 설명이다. 볼을 써본 후 성능이 맘에 들지 않으면 환불해준다.

골퍼들은 어떤 볼을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질 법하다. '그 볼이 그 볼'인 듯하다. 그러나 볼을 선택할 때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기량은 어느 수준인지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 거리를 원하면 2~3피스로 반발력이 높은 볼을,그린 주변에서 컨트롤이 좋은 볼을 원하면 터치감이 부드러운 볼을,멀리서도 식별하기 쉬운 볼을 원하면 컬러볼을 선택할 만하다.

컬러볼은 던롭 투어스테이지 등 일본 브랜드와 국산 볼빅이 생산한다. 특히 지난해 컬러볼 돌풍을 일으킨 볼빅은 비스타 iV볼에 12개의 국제 특허기술을 접목했다.

가격대도 볼 구입의 변수다. 대개 거리를 위주로 한 2~3피스 볼이 저렴하면서 초보자들에게 알맞고,컨트롤을 높인 볼은 비싸지만 중상급자들이 많이 찾는다. 아쿠시네트코리아 관계자는 "스핀이 많이 먹고 컨트롤이 쉬운 볼을 원하면 6만~8만원대의 고가볼,단순히 거리만을 늘리려는 골퍼들은 2만~3만원대의 2피스 볼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