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증시가 1930선 아래로 떨어졌다. 밤사이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증시 주변 여건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상황이지만 바닥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인식도 힘을 얻고 있다. 국내외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3일 증시는 반등 시도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많다.

2일 코스피지수는 11.06포인트(0.57%) 떨어진 1928.24로 마감하며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장 초반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없어 진퇴를 거듭하다 결국 1930선마저 내줬다.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증시가 동반 하락하면서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었다.

하지만 기관(1563억원)의 저가 매수세가 지속되고, 외국인 매도 규모가 크게 줄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외국인은 6일 연속 ‘팔자’ 우위를 보였지만 순매도 규모는 72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전날까지 하루 평균 2400억원을 팔아치우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새벽 마감한 야간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소폭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쏟아지는 악재들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고, 가격 메리트가 살아나고 있어 외국인들의 매도 압력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중장기 이동평균선을 모두 이탈한데다 주가수익비율(PER)이 9.5배 수준까지 낮아져 매수 타이밍이 다가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전날 장중 변동성이 지난달 이후 가장 낮은 1.01%를 기록했다는 점도 극도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국내외 경기지표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2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민간고용이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데다 이날 발표될 국내 경기선행지수도 반등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조업경기를 나타내는 산업생산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회복함에 따라 1월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반전에 성공한다면 증시에 반등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유가다. 리비아 군부와 반군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는 소식에 전날 국제 유가(WTI 기준)는 배럴당 102.23달러까지 치솟아 2008년 9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경계를 늦출 수 없다” 며 “상대적으로 조정을 덜 받은 선진국 증시가 유가 불안으로 추가 급락하지 않는다면 코스피지수도 본격 반등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