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멧세에서 4일까지 나흘 동안 열리는 도쿄 식품박람회(푸덱스 재팬).프랑스 파리 식품박람회(SIAL · 10월),독일 쾰른 식품박람회(ANUGA · 10월) 등 세계 3대 식품박람회 가운데 가장 먼저 개최돼 올해 식품산업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경연장이다. 60여개국 2100여개 식품기업들이 한데 모여 자사 제품을 뽐내는 박람회 현장은 다양한 국제 식음료 제품을 보려는 관람객들로 북적거렸다.

◆올 트렌드는 '건강'과 '미용'

올해 '푸덱스 재팬'의 키워드는 '건강'과 '미용'이다. 여성들을 겨냥해 미용적 효능을 첨가한 제품과 건강식품들이 많았다.

일본 교와그룹은 콜라겐 음료 '프라코라(fracora) RX'를 선보였다. 콜라겐은 피부 주름 방지와 피부 재생 효능을 지닌 성분이다. 행사에 나온 마케팅 담당자는 "최근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술이 하이볼(위스키에 탄산을 넣은 제품)이라면 가장 관심을 끄는 음료는 콜라겐을 함유한 기능성 음료"라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 식초기업 포르차는 피부미용과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초음료를 출품했다. 명형섭 대상 식품총괄 전무는 "최근 저가 식품을 선호하던 트렌드에서 부가가치와 효능을 가미한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주류기업인 하쿠쓰루는 매실과 검은콩을 발효시켜 만든 술인 '크로마메 으메슈'를 내놨다. 행사장 바텐더는 "노화방지에 도움이 되는 재료를 사용해 만든 제품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재팬그린티는 출산 직전 임신부와 산모를 위한 '디카페인 티'를 전시했다.

◆노인 · 환자용 제품 눈길 끌어

노인 · 환자용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2006년부터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식품관에는 다양한 노인 · 환자용 제품들이 나왔다.

일본 마루하니치로는 씹을 힘이 없거나 이가 없는 노인들이 혀만으로 먹을 수 있는 '포크무스카쓰와흐니' 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노인용 식품에서 튀김류를 찾아보기 힘들지만,이 회사는 고기를 잘게 썰어 돈가스를 만들었다.

일본 중소기업들은 오징어를 쪄서 잘게 잘라 뭉친 오징어무스,치즈케이크,양갱 등 씹을 필요없이 부드럽게 삼킬 수 있는 제품들을 일제히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 수출 고삐 당기는 국내 식품기업

국내 식품회사들도 아시아 국가 중에는 제일 많은 91개사가 출품,식음료 제품을 뽐냈다.

대상의 '마시는 홍초' 부스를 찾은 일본 지상파 홈쇼핑채널 TBS의 바이어는 "일본 식초음료는 신 맛이 많이 나는 반면 대상의 홍초는 달착지근한 맛이 나 일본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자사 채널에 1만병가량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대상은 지난해 '마시는 홍초' 3억9200만원어치를 판매했으며,올해는 2배 수준인 8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양념장 다시다,농심은 신라면,빙그레는 메로나를 각각 출품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막걸리 칵테일쇼'를 선보였다. 바텐더가 현란한 손놀림으로 만들어낸 막걸리 칵테일을 맛본 외국인들은 맛있다는 뜻으로 '오이시' '딜리셔스'를 연발하기도 했다. 풀무원(평양물냉면 시골강된장) 배상면주가(대포 막걸리) 등이 대표 제품을 선보였다.

지바(일본)=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