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섭 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65 · 사진)이 2일 경기 분당에 '한국형경영연구원'을 열고 원장에 취임했다.

김 원장은 "최근 딜로이트 회장직을 그만두고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한국형 경영방식의 성공 조건을 연구하기 위해 연구원을 개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까지 '한국형 경영매뉴얼(가제)'이란 책을 펴내는 게 1차 목표"라며 "외부 인력을 활용한 버추얼 네트워크 프로젝트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한국형 경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여년 전부터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선 한국인의 특성을 연구하고 그에 맞게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경영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원장은 1996년 만화가 이원복 덕성여대 교수와 함께 '세계로 가는 우리경영'이란 책을 펴내 전국경제인연합회로부터 자유경제출판문화상을 받았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스탠더드가 강조되고 한국형은 나쁜 것으로 인식됐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한국형 경영이 힘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형 경영모델과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연구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공인회계사 일을 40년 넘게 했으니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면서도 "사회봉사 차원에서 비영리단체의 경영과 회계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1971년 삼일회계법인 창업파트너로 참여한 그는 삼일회계법인 부회장,한국회계기준원 초대 원장,이화여대 경영부총장,다산회계법인 대표 등을 지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