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한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취약한 국내 수급과 대외 악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지수 방향성을 확인한 후 대응할 것을 권하고 있다.

다만 지수의 의미있는 반등 시점은 이달 중순께가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동 국가의 정정 불안으로 유가가 들썩거리고 있지만 과거 경험에 비춰 볼때 단기 쇼크로 끝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2일 "현재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최대 악재는 유가"라며 "하지만 과거 글로벌 위기 당시 유가 추이 등으로 볼때 이달 중순께 유가는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과거 산유국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한 달 뒤에 원유생산이 저점을 찍고 곧바로 복원되는 양상을 보여왔고, 지금은 그 시점이 이달 중순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유가 급등이 경제에 치명타를 주기 위해서는 각 국의 강력한 긴축이 선행돼야 하지만 현재까지 그러한 징후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산유국에 문제가 발생하면 사우디아라비아나 비(非)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의 증산이 시작돼 한 달 뒤부터 가격 안정세가 이뤄져 왔다"며 "지금은 많은 변수를 생각하기 보다 오히려 단순하게 과거 사례를 보고 향후 사태 내지는 금융시장 전망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현 단계의 투자전략으로는 유가 상승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은행 화학 철강 업종을 염두에 둘만하고, 중국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민생경제 안정과 신용을 통한 소비확장을 장려할 수 있는 만큼 중국 소비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각종 이슈가 산적해 있는 다음주까지는 지수 방향성을 확인한 후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 섣불리 주식을 사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지수 방향성을 확인한 이후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깨고 저점을 찍든지 아니면 강하게 반등할 지 여부를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다음주까지 줄지어 있는 이슈들도 주의 깊게 살펴 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오는 3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설, 중국 양회 개막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쿼드러플워칭데이)도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낙폭과대주에 대한 단기매매 정도가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이지만 다음날 아침 어떤 뉴스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우량주를 저가매수 하는 것도 너무 빠른 감이 있는 만큼 지수의 방향성을 확인 한 후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