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가 악화되자 22일 국내 외환 및 채권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원50전 오른 1127원60전에 마감했다. 원 · 달러 환율이 1120원대로 오른 것은 지난 16일(1120원30전) 이후 처음이다.

리비아 사태 등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자 전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선물환율이 1120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그 여파로 이날 원 · 달러 환율은 3원90전 오른 1122원20전에 거래가 시작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환율은 상승폭이 커졌다. 북아프리카 및 중동 사태가 당장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달러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된 결과다.

무디스가 일본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과 뉴질랜드에서 강진이 발생한 것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환율이 1128원을 웃돌자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물을 조금씩 내놓아 상승폭은 조금 줄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추이 등이 환율을 결정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론 1130원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채권시장에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날보다 0.07%포인트 내린 연 3.89%를 기록했다. 오전 장 낙폭이 0.04%포인트였는데 오후 장 들어 하락폭이 커졌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난 데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경제의 성장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0.09%포인트 내려 연 4.32%에 마감했다. 그러나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과 통안채 91일물 등 단기물은 보합을 나타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