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합작회사를 만들어 스페인산 최고급 포도씨유를 들여올 계획입니다. 프리미엄급 제품이지만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4~5년 뒤에는 한국 프리미엄유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것입니다. "

F J 산체스의 가브리엘 산체스 마케팅 총괄 사장(43 · 사진)은 18일 기자와 만나 "웰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한국시장은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F J 산체스는 세계 최대 올리브유 생산 · 수출국인 스페인에서 포도씨유 생산량 1위 업체이자 올리브유 생산량 5위의 식용유 회사다.

연간 2억4000만유로(3600억원) 규모의 식용유를 미국 남미 일본 노르웨이 등 4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산체스 사장은 한국시장 진출을 타진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한국 파트너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포도씨유 해바라기씨유 올리브유 등을 판매할 계획이다.

산체스 오일의 경쟁력으로는 품질을 보증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이 식품유해물이나 순도 문제에 민감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F J 산체스는 스페인에서 원료 생산부터 원유 정제 및 포장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체스 사장은 "제품을 수입 · 유통하거나 원유를 수입해 병에 담아 판매하는 다른 회사들과는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 올리브 생산지인 안달루시아를 비롯한 스페인 남부지방에 총 8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리브,해바라기 농장도 소유하고 있어 직접 원재료를 재배한다.

그는 국내 프리미엄유보다 낮은 가격을 내세울 방침이다. 산체스 사장은 "생산부터 수출까지 직접 담당하는 만큼 더 많은 유통구조를 거치는 한국 브랜드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7월부터 한 ·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가격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FTA로 산체스의 주력상품인 올리브유,해바라기씨유,포도씨유 등의 평균 관세율(현재 8~10%)이 폐지된다"고 말했다.

F J 산체스는 제과업체를 비롯한 기업간거래(B2B),TV홈쇼핑,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자체상표(PB) 제품 납품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한국에서 자리를 잡으면 이를 교두보 삼아 아시아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산체스 사장은 "튀김과 볶음류를 많이 먹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