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의 외국인 선수 영입이 마무리되면서 이들이 얼마나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이 10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출신 오른손 투수인 라몬 라미레스(29.베네수엘라)를 데려오면서 8개 구단은 용병 인선 작업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는 투수 14명과 야수 2명으로 채워져 큰 틀에서는 '투수 천하' 흐름이 변화 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훨씬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밀려와 팬들을 설레게 한다.

두산은 지난 시즌 에이스 역할을 했던 켈빈 히메네스(도미니카공화국)를 일본 라쿠텐에 빼앗겼지만 '특급 용병' 더스틴 니퍼트와 라미레스를 데려와 마운드를 더욱 높였다.

2005년부터 빅리그 무대를 밟은 니퍼트는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 등판했고 월드시리즈에서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인정받았던 투수다.

여기에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경험을 쌓았던 라미레스까지 가세하면서 두산은 올 시즌 반드시 우승 숙원을 풀겠다고 벼르고 있다.

8년째 쓸쓸한 가을을 보냈던 LG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경력을 쌓은 강속구 투수 레다메스 리즈(도미니카공화국)를 영입했다.

2007년부터 3년간 메이저리그에서 28경기에 출전해 6승8패, 평균자책점 7.52를 남긴 리즈는 최고시속 162㎞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진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이 영입한 외야수 라이언 가코(미국)도 화제의 중심에 있는 선수다.

2009년까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추신수와 한솥밥을 먹었던 가코는 메이저리그에서 6년을 뛰면서 통산 타율 0.275를 때렸고 홈런 55개, 250타점을 수확한 강타자다.

이 밖에 SK에서 데려온 짐 매그레인의 투구도 주의 깊게 볼만하다.

매그레인은 슝디 엘리펀츠에서 정규시즌 11승(9패)을 거두고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대만시리즈 2경기에서 16⅔이닝 동안 2점만 내주는 등 맹활약해 지난해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그가 한국에서 어느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간접적으로 두 나라의 실력 차이를 가늠해볼 수도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힘없이 무너졌던 삼성의 젊은 타선에 가코가 중심을 세워줄지에도 관심이 간다.

이미 한국 프로야구 적응을 끝낸 외국인 선수들도 여럿 남아 한층 원숙해진 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SK의 게리 글로버(미국)와 삼성의 카도쿠라 켄(일본), 롯데의 라이언 사도스키(미국), KIA의 아퀼리로 로페스(도미니카), 넥센의 브랜든 나이트(미국), 한화의 훌리오 데폴라(도미니카)가 주인공들이다.

먼저 2009년 KIA의 우승 주역이었으나 지난 시즌 거친 행동을 자주 보여 골치를 썩였던 로페스가 올해는 다시 위력을 되찾을지도 흥미를 끈다.

또 카도쿠라와 나이트는 각각 SK와 삼성에서 자리를 옮겨 재도전한다.

두 선수를 버린 구단에 아쉬움을 안길지, 안도감을 줄지에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