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들어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2100을 돌파했다. '미증유 2100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지표들을 투자 도우미로 삼아야 할지 <한경닷컴>이 6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직접 물었다.

◆"수익이 낮다면 실적 안 본 탓"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과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기업실적'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투자지표로 꼽았다.

최 사장은 특히 "많은 투자자들은 한국기업들의 질적 변화를 읽지 않고 주가지수만 보기 때문에 기업 가치 향상에 따른 수익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거둬 가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007년 한국 경제가 최고 호황을 누렸을 당시 기업이익은 65조원인데 비해 현재는 95조원으로 한 단계 상승했다"며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승, 수출 지역 및 제품 다변화 등을 고려할 때 2007년보다 이익의 질도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올해에도 기업실적 개선이 크게 증가하는 기업들의 주가 차별화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올 1분기에는 미국의 경기회복 모멘텀을 이용한 IT업종과 금융업종에, 2분기 이후에는 세계 전체 경기 회복세에 수혜를 입을 기계, 운송, 해외플랜트, 태양광, 소재업종에 주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도 "2007년과 비교해 기업의 이익규모가 증가된 점을 고려할 때 한국 증시는 아직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올해도 약 13%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업들이 올해 전망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경기에 민감해져라"

'똑똑한' 투자를 위해서는 국제 경제, 특히 신흥국 시장에 민감해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2015년에는 신흥국가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 2만달러 이상이 되는 중산층이 약 8억5000만명이 될 전망"이라며 "한국의 경제 수준과 유사한 소비수준을 갖춘 17배 규모의 시장이 열리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민소득 2만달러 수준의 사회에서는 음식료 등 필수소비재 뿐만 아니라 태블릿 PC와 자동차 역시 필수품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신흥국 시장에서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가져라"고 말했다.

유준열 동양증권 사장도 "국내 제품의 높은 경쟁력으로 예상보다 빠른 선진국 경기회복의 수혜가 기대되는 IT와 신흥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기계 업종"을 유망업종으로 선정했다.

이 외에 사람들의 투자 심리나 부동산 가격, 백화점 고객수 등 국내 경제지표가 투자에 참고할만한 지표로 꼽혔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주식시장 밖의 동료나 친지들이 주식에 대해 많이 문의하면, 이 때는 투자심리가 과열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은 주식 기피심리가 더 커, 앞으로 지수가 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 가계 부채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구입을 위해 받은 대출이기 때문이며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한국 가계 자금이 부동산에 묶일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가격이 횡보 또는 완만한 오름세를 나타내며 안정을 찾는 가운데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은 낮게 유지되는 상황이 주식시장에 가장 우호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형승 IBK투자증권 사장도 "백화점 및 할인점 고객 수, 고속도로 차량 이동량, 해외여행객 수 등을 투자지표로 활용하곤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