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는 더이상 예전의 중소기업이 아닙니다. "

국내 대표 중소형주펀드로 부상한 '하이중소형주플러스1'의 펀드매니저 임은미 하이자산운용 주식운용2팀 부장(38 · 사진)은 올해 중소형주가 국내 증시에서 재조명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과거 중소형주는 삼성전자 · 현대차에 납품하면 흑자이고 아니면 적자인 전형적인 '너는 내 운명'형이었다면 금융위기 이후에는 글로벌 기업들로 거래선이 다변화된 '카사노바'형으로 변신했다"고 설명했다.

'하이중소형주플러스1' 펀드는 대형주를 30%가량 편입한 뒤 나머지 70%를 유망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사용하면서 최근 1년간 54.06%의 고수익을 올렸다. 중소형주펀드 중에는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59.31%)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이다. 2년 수익률(177.00%)과 연초 이후 수익률(10.35%)은 중소형주 펀드 중 1위다. 임 부장은 1997년 외환코메르츠투신운용의 애널리스트로 출발해 피데스증권,칸서스자산운용 등을 거쳐 2007년 하이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임 부장은 기업 이익이 한 단계 뛰어오르면서 주가도 이익 규모에 걸맞은 수준으로 자리를 찾아가는 재평가 장세가 지난해 대형주에 이어 올해는 중소형주에서 나타날 것으로 진단했다. 중소형주 약진을 자신하는 이유는 중소형주의 구조적인 변화가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 · 현대차에 납품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과는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2006년까지 삼성전자에만 납품하던 KH바텍은 작년 노키아로의 매출 비중이 절반이 넘었고,현대차의 자회사 격이었던 만도도 신규 수주액 중 현대 · 기아차 비중이 36%에 불과할 만큼 매출 다변화가 이뤄졌다"며 "금융위기 이후 구조적인 변화를 대형주만 겪은 게 아닌 만큼 중소형주의 '실질적인 힘'이 주가에 반영될 시기가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유망 업종으로는 화학을 꼽았다. 작년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어도 공급 규모는 여전히 적은데 수요가 늘어나는 호황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금호석유화학 케이피케미칼 카프로 태광산업 등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여행주와 게임주도 강세를 점쳤다. 그는 "국내 여행수요뿐 아니라 중국 관광객도 급증하고 있어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사의 실적이 크게 좋아질 전망"이라며 "게임업체들도 중국에 진출한 회사들 위주로 주가가 뛸 수 있는 계기가 몇 차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