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쓰면 진짜 안전합니까. 실제로 안전한지는 한번 힘을 가해봐야 아는 것 아니겠습니까. "

오태식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장(53 · 사진)은 "안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점점 커지는 데 비해 실제로 이를 검증하는 국내 연구원의 역할은 아직 미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은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유관기관으로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이 통합해 지난해 7월 설립됐다. 안전,환경,바이오,생활용품,건설자재 전반 분야에서 시험 · 평가 · 인증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오 원장은 "국내 시험인증 시장 규모는 연간 1조5000억원에 이른다"며 "의료 ·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동력 분야의 인증 수요가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시험기관은 미국 UL,스위스 SGS 등 다국적 시험인증기관에 비해 브랜드파워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인증 비용은 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오 원장은 "국내 시험인증기관이 성장해야 국내 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한 예로 지난해 10월 조달청과 맺은 다수공급자계약(MAS) 품목에 대한 절차 간소화 및 기술지원 관련 협력 약정(MOU)을 들었다. 그는 "저렴한 수수료로 신뢰도 높은 평가결과를 얻으면 업체들도 원가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새롭게 통합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은 안산의 해양환경시험장,서산의 옥외폭로시험장,오창의 종합건축환경시험장 등 국내 유일의 특수시험장을 운영한 능력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