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커지는 환율변동성이 물가관리에도 무시 못할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31일 「BOK 경제브리프」에 실린 `원.달러 환율변동성이 큰 배경과 시사점'(서영경 성광진 김동우 공저) 보고서에서 "환율변동성이 증가하면 물가상승 압력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대 0.21%이던 원.달러 환율변동성은 외환위기 이후 0.37%로 높아졌고, 금융위기 이후에는 0.58%로 더 확대됐다.

특히 국제 금융위기 기간의 환율변동성은 1.69%에 달했다.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에 아시아 5개 신흥시장국을 포함한 25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환율변동성은 금융위기 기간 3번째로 높았다.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등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지난해에도 0.60%로 25개국 가운데 4번째로 높았다.

환율변동성은 수출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물가관리에도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환율변동성이 1%포인트 커지면 수출금액이 7.1% 줄고, 수입물가는 2.7%포인트 오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국내 소비자물가에는 1~6개월 시차를 두고 상승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환율변동성을 키우는 주원인은 급격한 자본 유출입"이라며 "이를 방지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소수 브로커 중심의 거래 관행과 역외 선물환 시장(NDF)의 투기적 거래에 지나치게 휘둘리는 현상을 지적하면서 "우리나라의 낙후한 외환시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는 원화의 국제화를 추진해 우리 경제의 외화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