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작전에서 청해부대에 의해 붙잡힌 소말리아 해적 5명은 생포된지 9일만인 30일 김해공항으로 압송됐다.

우리나라 영해 밖에서 활동하는 해적을 압송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일 뿐 아니라 우리 사법기관이 국내 선박을 납치한 해적을 상대로 사법권을 행사하는 것도 사상 처음이어서 국내외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해적은 지난 15일 아라비아해역에서 삼호해운 소속의 화학물질 운반선인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

몰타에 등록했으나 선사가 부산인 이 선박에는 한국인 8명과 인도네시아인 2명, 미얀마인 11명 등 총 21명이 승선했다.

피랍 직후 정부는 사고 해상에서 2천㎞ 떨어진 곳에서 작전 중인 최영함(4천500t급)에 긴급 출동을 지시했으며, 16일 저녁 지부티항에서 유류와 부식 등을 보급받은 최영함이 기동을 시작했다.

17일 오후 삼호주얼리호에 근접한 최영함은 13명의 해적들에게 투항을 촉구하는 방송을 하는 등 구출작전에 돌입했다.

다음 날 해적 4~5명이 몽골 선박을 납치하려고 삼호주얼리호에서 하선한 틈을 타 1차 구출작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고속단정을 타고 접근하던 청해부대 특수전요원(UDT) 중 3명이 해적들이 쏜 AK 소총에 맞아 부상하면서 1차 작전이 중단됐다.

구출작전 기회를 엿보던 최영함은 21일 새벽 4시58분 '아덴만 여명작전'을 개시했다.

해적들이 미사일을 적재한 파나마 국적의 7만t톤급 증원 선박을 삼호주얼리호로 이동시킨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더는 작전을 미룰 수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작전개시 명령을 하달한 것이다.

최영함에서 이륙한 링스헬기가 엄호사격을 한 가운데 UDT 2개 작전팀이 승선해 해적과 교전 끝에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했다.

이 과정에서 해적들의 저항이 격렬했으며, 특히 생포된 해적 1명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대피한 석해균 선장을 찾아내 AK 소총을 난사하기도 했다.

생포된 해적 5명은 삼호주얼리호 격실에 감금되어 UDT 대원들의 삼엄한 경계를 받아 오만의 무스카트항 외항에 도착했다.

정부는 지난 24일 국내로 압송해 재판을 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C-130 수송기 등 압송 수단 물색에 들어갔다.

생포한 해적들과 현재 납치돼 있는 금미호 선원과 맞교환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정부는 현행범인 해적과 피랍 선원을 교환하는 방법은 비현실적이라고 판단해 고려하지 않았다.

정부는 오만 측이 생포된 해적들의 압송을 위한 군용기 급파에 난색을 표하자 외교채널로 주변국에 도움을 요청하던 중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왕실 전용기를 내 주기로 했다.

생포된 해적들은 최영함의 링스헬기를 이용해 무스카트 공항으로 이송돼 왕실 전용기편으로 29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무스카트 공항을 출발했으며 이날 오전 4시18분 김해공항 공군기지에 도착하자마자 남해지방해양청 수사관들에게 체포됐다.

부산지법 김주호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해상강도,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해적 5명 전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