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마트폰 부진으로 참담한 성적표를 냈던 LG전자가 올해 반전의 기회를 잡을지 주목된다.

26일 지난해 4분기 실적 공시로 드러난 LG전자의 연간 성적표는 역시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를 읽지 못한 휴대전화 부문이 좌우했다.

4분기 휴대전화 부문의 영업적자는 2천622억원으로 LG전자 전체 적자 2천457억원보다 165억원이나 많았다.

특히 휴대전화 부문의 연간 누적 적자 규모는 6천578억원에 달했다.

휴대전화 글로벌 3위 업체임을 자랑하던 LG전자가 휴대전화의 덫에 걸린 셈이다.

다만 3천3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보다는 사정이 다소 나아졌다.

보급형 스마트폰인 옵티머스원의 선전 때문이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7 기반의 옵티머스7 등도 4분기에 출시했지만, 전체적으로 윈도폰7이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350만대가 판매된 옵티머스원이 효자 노릇을 했다.

옵티머스원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LG전자가 반격을 준비하는 동안 방패막이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러나 옵티머스원은 가격대가 높지 않은 보급형 스마트폰인 만큼 LG전자가 가져가는 수익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보다 한참 떨어진다.

LG전자 관계자도 "결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승부는 프리미엄급 제품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상반기 휴대전화 부문의 명운을 걸고 내놓은 제품은 옵티머스 2X와 옵티머스 블랙이다.

각각 1, 2분기에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이들 스마트폰은 LG전자가 처음으로 자신있게 내놓은 프리미엄급 제품이다.

옵티머스 2X는 유럽 및 국내 시장에서 예약판매가 호조세를 나타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옵티머스 블랙 역시 지난 'CES 2011'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워낙 부진의 늪이 깊었던 만큼 휴대전화 부문이 흑자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제품력에서 자신감을 찾은 느낌"이라며 "상반기에 옵티머스 2X와 옵티머스 블랙가 선전하고 태블릿PC도 성공적으로 런칭한다면 상황 반전을 위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