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지노 출입 가능" 교포용 거주여권 팔아
경찰, 23억 챙긴 사채조직 적발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6일 도박꾼에게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드나들 수 있는 여권을 위조해주고, 서민을 상대로 최고 3천% 넘는 고이율로 사채놀이를 한 혐의(공문서위조 등)로 불법사채 조직원 24명을 적발, 오모(32)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 등은 2009년 11월부터 작년 3월까지 권모(35)씨 등 도박꾼에게 "거주여권이 있으면 외국에 갈 필요 없이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도박을 할 수 있다"고 꼬드겨 외국 영주권이 있는 한국계에게 발급하는 재외국민 거주여권을 위조해 400만원씩 받고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인천공항에서 해외 원정도박을 위해 마카오 등지로 출국하려는 권씨 등에게 접근해 위조여권을 만들어주고 도박자금을 빌려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2008년부터 최근까지 서울 방배동 등지에 무등록 대부업체 사무실을 차려놓고 생활정보지에 대출 광고를 내 높게는 연 3천476%의 살인적인 이율을 적용하며 사채놀이를 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500만원 이상 큰돈을 대출받으려면 소액을 자주 빌려 신용등급을 높여야 한다"며 선이자를 떼고 돈을 빌려줘 일주일 만에 돌려받거나 고액 대출의 경우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미리 받고 연락을 끊는 방법으로 23억여원의 부당이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오씨 등은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하면 '이 사람은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사기꾼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얼굴 사진을 붙이고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적은 전단을 채무자의 집과 사무실 문에 붙여놓는 등 불법 채권추심 행위도 일삼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te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