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은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 설에도 선물세트 판매가 상당 부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회복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이런 점을 감안,올해 설 선물 준비물량을 작년 설 때보다 최대 30% 늘려잡았다.

◆이마트,프리미엄 신선 세트 확대

이마트는 올해 설 선물 준비물량을 전년보다 20% 늘렸다. 특징은 개인들의 소량 구매가 많은 신선식품에 대해선 프리미엄 상품을 늘린 반면 주로 기업들이 대량 구매하는 가공식품 · 생활용품 세트의 경우 중저가 제품 비중을 높였다는 점이다.

명절 선물로 인기가 높은 한우는 작년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한다. 일부 인기세트는 10~20% 싸게 판매한다. 구제역에도 불구하고 물량도 30% 정도 늘렸다. 구제역 발생 전인 작년 11월에 미리 물량을 확보한 덕분이다. 1++급 물량을 50% 이상 확대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했다. 대표 상품은 55만원짜리 '명품 한우 마블링 넘버9'(등심 등 4.2㎏).작년 추석 때 준비한 100세트가 모두 팔려나가 이번에는 300세트를 마련했다.

이마트는 참조기 도매시세가 20%가량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굴비가격도 작년 수준으로 동결했다. 8년 이상 자란 굴비를 유자망 어선으로 어획해 비늘의 손상이 적은 '30㎝ 이상 제주 황제굴비'(5마리 · 1.5㎏)를 49만9000원에 선보였다. 최고급 제주 은갈치 4마리(3.5㎏)를 묶은 제품은 27만8000원에 내놓았다.

도매 시세가 30% 이상 오른 사과 · 배 등 과일세트는 가격 상승폭을 15~20%로 묶었다. '맑은 향기 배 VIP 1호'와 '맛깔스런 사과 골드 1호'의 가격은 각각 3만9800원.

◆홈플러스,실속 선물세트 늘려

홈플러스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품목별로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늘리는 동시에 실속형 선물세트 비중도 높였다. 특히 2800원,3000원 등 초저가 양말세트 물량을 작년 설에 비해 30% 이상 확대했다. 750㎖짜리 스페인 와인 2병(마르케스 데 레옹 레드 및 화이트)을 묶어 9800원에 선보이기도 했다.

신선식품 부문에선 수산세트 물량을 상대적으로 더 늘렸다. 작년부터 계속된 이상기온과 구제역 여파로 과일이나 정육 선물세트에 비해 수산세트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판단해서다. 대표 상품은 굴비다. 작년 설 때보다 25%가량 물량을 늘렸다. 상품 가짓수도 30% 확대했다. 2만9000원에서부터 99만원에 이르기까지 가격대별로 다양한 세트를 내놓았다. 이를 위해 법성포 추자도 제주도 등 유명 굴비 산지 측과 1년 동안 기획했다. 굴비 10마리가 들어간 '해풍 가득 천일염 굴비세트'(1.4㎏) 가격은 17만9000원이다.

정육 부문에선 농협의 DNA 검사를 통과한 '안심 한우'로만 만든 냉장 맞춤 세트를 선보였다. 고객이 원하는 부위와 등급,중량 등을 얘기한 그대로 선물세트로 만들어준다. 점포에서 곧바로 배송도 해준다. 과일 선물세트 중에는 영암에서 재배한 90g이 넘는 대봉시 24개를 넣어 만든 선물세트(8만5900원)와 사과,배,한라봉이 각각 4개 들어간 실속형 세트(4만7900원)가 주력이다.

◆롯데마트,선물세트 물량 30% 확대

롯데마트는 설 선물세트를 작년 설보다 30% 정도 많은 470만세트를 준비했다. 이 중 29만개는 과일이다. 작년보다 물량을 45%나 늘렸다. 곶감세트는 2배,사과 · 배 혼합세트 등은 50%가량 확대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이번 설에는 과일을 비롯한 신선식품의 모든 선물세트에 퀵리스폰스(QR) 코드를 넣어 신뢰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축산 선물세트는 작년 설보다 20% 정도 많은 7만세트를 준비했다. 분만한 경험이 없는 한우로 구성한 '미경산(未經産) 한우' 선물세트가 대표 제품이다. 보리로 만든 사료로 36개월 정도 키운 소로 만들었다. 가격은 갈비 불고기 등 3.6㎏에 39만8000원.롯데마트 인터넷쇼핑몰(www.lottemart.com)을 통해 예약한 사람 중 300명에게만 한정 판매한다.

수산 선물세트는 40%가량 늘어난 22만세트를 기획했다. 롯데마트는 이 중 20만원 전후 가격대의 굴비세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4만원 미만의 실속형 김세트와 3만~5만원대 멸치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작년보다 40% 정도 물량을 늘렸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