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18일 축출된 지 2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간 아이티의 전 독재자 장 클로드 뒤발리에(59)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명 '베이비 독(Baby Doc)'이라 불리는 뒤발리에는 1971년 아버지 프랑수와가 사망한 뒤 권력을 넘겨받아 1986년 민중봉기로 축출될 때까지 15년 동안 비밀경찰을 동원한 갖가지 잔혹한 수단으로 야당을 탄압하며 아이티를 통치했고, 국가재산을 빼돌리는 범죄를 저질렀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루퍼트 콜빌 대변인은 이날 "범죄행위가 발생한 국가에서 기소하는 것이 훨씬 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콜빌 대변인은 "뒤발리에가 프랑스에 여러 해 동안 거주하는 동안 기소된 여러 사건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가 프랑스에 있을 때 정확히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왜 체포되지 않았는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콜빌 대변인은 그러나 아이티의 사법체계가 불완전한 상태여서 사건을 처리할만한 상황에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면서 "체포와 기소에 앞서 충분한 증거 수집이 있어야 하고, 그 이후에 사법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과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국제인권단체들도 지난 17일 광범위하고도 조직적으로 반인권 범죄를 저지른 뒤발리에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아이티 정부에 처벌을 촉구했다.

한편 스위스 정부는 뒤발리에 일가가 자국 은행 비밀계좌에 예치해둔 자금 700만 스위스프랑(730만 달러)를 동결하고 있으며, 해외로 빼돌린 독재자의 자금 송환을 용이하게 하는 새 법안이 내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면 아이티 주민들의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해 쓰여질 수 있도록 되돌려줄 방침이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