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싸인' 으로 듀스 김성재의 사망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당시 타살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던 김경만 PD의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경만 전 SBS PD는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장문의 글을 올려 심경을 전했다. 김 전PD는 "1995년 김성재 사건의 타살 의혹을 처음 제기한 사람이 나다. 여자친구를 최초로 언론에 공개한 것이 나다. CCTV를 지우지 않았다는 사실을 처음 취재한 것이 나"라면서 "SBS 드라마 '싸인'을 보고 이번엔 블로거로서 기사를 쓰고 싶었지만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고 있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나 또한 특종이란걸 하고 나서 오랜 세월 고통에 시달렸다. 재판정에도 증인으로 출석하고 무죄 선고 이후 나의 잘못된 취재 때문에 금전적 피해를 SBS에게 입혔다"면서 "승소했으면 성재에게도 육여사님에게도 떳떳했을텐데 죽은 성재에게도 죄스러웠고 육여사님께도 죄스러웠고 피해를 끼친 회사에도 죄스러웠고 무죄가 된 그녀에게도 죄스러웠다"고 말을 이었다.

김 전PD는 취재 과정에서 의문이 풀리지 않는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홍제동 호텔에 가서 관계자 인터뷰중 사건 당일 CCTV 화면이 아직 지워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녹취는 방송을 했다. 근데 나중에 경찰 조사결과 CCTV 화면이 없단다"라며 "정말 미치고 팔짝 뛸 일이다. 어떻게 가장 중요한 단서인 CCTV가 없다는건지. 참 우연치고는 드럽게 이상하다. 모든 것이 다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데 진실은 아니란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법원의 무죄 판결로 나는 완전한 오보를 한 것이기에 후속 취재도 할 수 없었다. 혼란스러웠다"면서 "세상의 진실을 아는 것이 무서웠고, 진실의 힘없음에 뼈저리도록 아프고 힘든 세월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이어 "드라마 '싸인'에서라도 진실이 승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한편 김성재는 1995년 11월 솔로곡 '말하자면'으로 첫 무대를 마치고 숙소로 사용되던 호텔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당시 김성재의 오른팔에서 동물마취제 졸레틸이 검출되면서 동물마취제를 사갔다는 여자 친구가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돼 기소됐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여자 친구 김모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고, 김성재의 사망 사건은 그렇게 미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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