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편의점 2만개 점포 시대'가 열린다. '몸집 불리기'에 나선 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가 올해 각각 1000개 이상 신규 점포를 내는 등 공격적인 출점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한 건물 건너 하나씩 편의점이 들어서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점포 위치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판단,상품 · 서비스 · 가격 차별화에도 적극 나선다는 구상이다.


◆편의점 2만개 시대

3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 점포 포함)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OK마트 조이마트 등 편의점협회 소속 7개 업체의 점포 수는 1만7074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 해 전보다 3000개 가까이 순증한 것이다.

주요 업체들은 새해에도 지난해만큼 점포를 늘리기로 했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1000~1200개가량 신규 점포를 낼 계획"이라며 "기존 점포 가운데 200~300개가 문을 닫더라도 900개가량 순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5000호점을 돌파한 GS25도 올해 1000개가 넘는 점포를 새로 내기로 했다. 폐점을 감안하면 순증 점포 수가 800~900개에 이를 전망이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은 올해 순증하는 점포 수를 각각 800개와 320개로 잡았다. 여기에 씨스페이스 OK마트 조이마트 등의 점포 확장 계획을 합치면 올해 순증하는 점포 수는 3000개에 달할 전망이다. 이들 업체의 출점 계획을 감안하면 올해 말 전체 편의점 점포 수는 2만개를 넘어서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베이비 붐 세대'(1955~1963년 출생자)들이 퇴직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의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가맹점주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 상태"라며 "지난해 해군이 240여개 PX 운영권을 편의점(GS25)에 내준 것처럼 1900여개 PX를 보유한 육군과 공군이 운영권을 넘기면 올해 순증하는 편의점 수는 5000개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야 산다…치열한 차별화 경쟁

국내에 편의점이 처음 선보인 것은 1989년.첫 10년 동안 불린 매장 수는 2339개(1999년)에 불과했다. 이어 2000년대 들어 매년 1000개 이상 점포가 늘어나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A브랜드 편의점 바로 옆에 B브랜드가 들어서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편의점들이 차별화에 눈을 뜬 이유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부터 신라면 처음처럼 등 9개 품목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시 가격 인하' 전략을 새해에도 이어가기로 했다. 집객 효과가 검증된 만큼 다른 품목을 대상으로 추가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GS25는 편의점 점포를 카페나 빵집 분위기로 바꾸는 작업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현재 2개 점포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조선호텔 베이커리 판매점을 대폭 늘리고,원두커피 매장과 BBQ치킨,뉴욕핫도그 등을 판매하는 점포도 확대할 방침이다.

훼미리마트 역시 주택가 오피스타운 학원가 등 점포가 들어선 곳의 특성을 감안해 베이커리 카페 생활밀착형 등 다양한 형태로 특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니스톱은 인기 상품인 1000원짜리 소프트 아이스크림 취급 점포를 연내 전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