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이집트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20여명이 목숨을 잃고 러시아에서는 비행기 폭발사고가 일어나는 등 지구촌 곳곳은 크고작은 사건.사고로 얼룩지면서 세계가 혹독한 '새해 신고식'을 치렀다.

◇ 잇단 테러와 사건.사고 = 1일 새벽 이집트 북부 도시인 알렉산드리아의 한 교회에서 차량 폭탄 테러로 새해맞이 예배에 참석했던 콥트 기독교 신도 21명이 숨지고, 97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보건부 대변인이 발표했다.

이집트 내무부는 이번 사건이 외국 테러조직과 연계된 자살 폭탄테러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러시아에서는 승객과 승무원 125명을 태운 투폴레프(Tu)-154 여객기가 서부 시베리아 유전도시 수르구트 공항을 이륙한 직후 엔진에 불이 붙었고 비상 착륙 과정에서 연료통이 폭발, 3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부상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또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북서부의 흑인 거주 지역인 이페레겡 타운십(township)의 한 선술집에서 신년축하 행사를 벌이던 중 압사사고가 발생, 10명이 사망했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미국 워싱턴주(州) 레드몬드의 한 아파트 1층에서는 이날 오전 2시30분께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10살 이하 어린이 4명과 32세 남성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는 신년 축하 행사 중 30대 남성이 총에 맞아 숨지고 불법 제조된 폭죽을 쏘아 올렸다가 70여명이 부상했으며, 러시아에서도 새해 맞이 행사 중 사상자가 속출했다.

◇ 올해 첫 아프간 전사자 발생 = 새해 첫날부터 전쟁 및 분쟁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아프가니스탄 남부 지역에서는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은 외국인 병사 2명이 숨져, 올들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주도의 아프간치안지원군(ISAF)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새해 전날 이스라엘의 분리장벽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던 30대 팔레스타인 여성이 최루탄에 맞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새해 첫날 숨졌다.

태국에서는 이슬람 다수 사회인 남부지역 나라티왓에서 이날 오전 7시50분께 분리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 테러가 발생, 경찰관 2명이 숨지고 또다른 경찰과 민간인 등 8명이 부상했다.

◇ 英은 교도소 폭동, 美워싱턴 대피 소동 = 영국 잉글랜드 남부지역 애런델 인근의 한 교도소에서는 이날 수감자 40여명이 음주 측정을 실시하려는 교도관들에게 반발하며 창문을 깨부수고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140여명 이상의 인력이 교도소에 추가로 배치되면서 사태는 이날 저녁 간신히 진압됐다.

미국에서는 워싱턴 의회의사당 인근의 `제한 공역(空域)'으로 무전이 두절된 항공기가 접근하면서 한때 의사당과 상.하원 건물에 비상 소개령이 내려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AADC)는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있던 F-16 전투기를 비상 발진시키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