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의 조직폭력배 2개파 조직원 수십명이 유선방송 사장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거나 업소보호를 명목으로 수억원의 금품을 갈취하는 등 행패를 부려온 혐의가 드러나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영춘파'와 '영호파' 등 통영지역 2개 폭력조직의 조직원 37명을 붙잡아 영춘파 조직원 9명은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영호파 두목 이모(34)씨 등 28명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달아난 영춘파 두목 이모(52)씨 등 6명은 전국에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영춘파 조직원들은 2001년 8월7일 새벽 통영시 동호동의 길거리에서 귀가하던 유선방송사 사장 김모(55)씨를 쇠파이프로 마구 폭행해 살해하려 했으나 김씨가 달아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두개골 골절상을 입었으나 뇌수술을 받고 생명을 건졌다.

이 사건은 그동안 미해결로 남아있다 공소시효(10년) 만료를 앞두고 이들의 소행임이 드러났다.

이들은 김씨가 자신들의 허락도 없이 마산과 거제, 고성지역 유선방송 업자들과 방송사업권을 통합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자 본때를 보이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또 영춘파 등 2개 조직이 불법게임기 제조 공장을 하던 업주 고모(46)씨를 협박해 2008년부터 4억6천여만원을 갈취해 활동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도 밝혀냈다.

이들은 고씨로부터 지속적으로 돈을 상납받는 것과 별도로 불법 게임기를 통영, 거제권 당구장에 설치해 업주들과 수익금을 나눠 가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불법 게임기 공장이 2개 범죄조직의 자금원 역할을 했다는 판단에 따라 고씨 명의로 되어 있는 6억7천만원 상당의 공장과 아파트, 예금 등에 대해 기소전 몰수보전을 신청해 재산을 압류했다.

영춘파와 영호파는 통영시의 대표적 폭력조직으로 통영대교를 경계로 영역을 나눠 업소보호 명목으로 게임장과 PC방 업주들을 상습적으로 갈취하고 상대 조직원을 납치해 손가락을 절단하는 등 보복폭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2007년 무렵 경찰의 대대적 단속으로 조직이 사실상 와해됐으나 2008년 이후 조직원들이 출소하고 무등록 게임기 제조공장을 통해 안정적인 활동자금을 확보하면서 세를 확장해 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