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부자는 지금] 코스피 2000 넘었는데…투자 방향 '공격vs수비' 양갈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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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성향 투자
20여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
평균 기대수익률 최대화
수비성향 투자
매월 수익 나눠주는 채권 선호
만기 짧은 ABCP도 인기 몰이
20여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
평균 기대수익률 최대화
수비성향 투자
매월 수익 나눠주는 채권 선호
만기 짧은 ABCP도 인기 몰이
서울 강남에 사는 A씨는 그동안 랩 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를 비롯한 사모펀드에 주로 투자해 왔다.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띠면서 수익도 꽤 났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주식,펀드 등 고위험 자산 비중을 축소하기로 결심했다. 대신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같은 단기 기간제 상품이나 일부 안정성이 담보된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상품으로 갈아탔다. 보수적인 성향의 그는 내년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같은 동네에 사는 B씨는 코스피지수가 3년 만에 2000포인트를 돌파한 데다 주가 상승이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봤다. A씨와 달리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강남 부자들의 투자 행태가 개인 성향에 따라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다. 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이제 슬슬 발을 빼는 투자자가 있는가 하면 추가 상승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고 투자비중을 늘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공격 성향,'압축형'인기
정상영 하나은행 선릉역 골드클럽 프라이빗뱅킹(PB)팀장은 이와 관련,"내년 코스피지수는 지금보다 20% 이상 상승한 2300~2400포인트 정도로 예상된다"며 "성장주 위주의 공격형 자문형 랩 어카운트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개별 주식에까지 손을 대려는 부자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상언 신한은행 PB팀장은 "주가 상승기에 수익률이 좋은 '압축 포트폴리오 방식' 주식형 펀드가 인기"라고 말했다. 올해 신한은행의 압축 포트폴리오 방식 주식형펀드의 판매실적은 2200억원에 달한다. 보통 50여개의 주식에 투자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압축 포트폴리오 방식 펀드는 20여개 내외로 주식을 구성해 평균 기대 수익률을 높인 게 특징이다.
◆수비 성향,주식 · 부동산 관망세
박승안 우리은행 PB팀장은 "체감 코스피지수는 여전히 2000이 안 된다"면서 "모든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시장을 바라볼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정걸 국민은행 PB팀장도 "새롭게 부각되는 마빈스(MAVINS · 멕시코 호주 베트남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와 관련된 상품과 시장분석에 대해 일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내년 상반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적극적인 시도는 없었다"고 소개했다.
수비형 투자전략을 가진 부자들은 당분간은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고 내년 상반기 시장에 대한 투자방향성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팀장은 "투자비중을 유지하면서 접근하는 상품은 실물자산(골드바)이나 천연자원관련 펀드,외국통화(위안화,유로화)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고객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안정적인 채권상품 중 연 8%의 수익을 매월 나눠서 주는 지급식 하이일드 채권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실제 일본에선 월 지급식 하이일드 채권이 연간 2조원가량 팔릴 정도로 인기였다. 특히 고령화사회로 갈수록 지급식 채권상품이 인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 팀장은 "은행이나 저축은행에서 판매하는 월이자 지급식 정기예금은 이자가 연 3~4%대로 낮아 찾는 PB 고객이 드물다"며 "현금흐름을 중요시하는 베이비부머 세대 등 고령자에게 월 지급식 하이일드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하나은행 월 지급식 하이일드채권은 지난 14일 출시된 이후 출시 4일 만인 지난 17일 현재 200억원이 모였다. 이 밖에 신용등급이 높은 ABCP도 채권상품으로 만기가 3개월로 짧아 인기가 좋다. 수익률은 연 3.7% 정도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혜택을 입을 수 있는 원자재 투자상품도 꾸준히 잘 팔리고 있다. 신한은행이 최근 주석에 투자하는 상품을 판매한 결과 1년 만기 수익률이 연 9% 수준이었다. 이 밖에 옥수수 니켈 아연 등 개별적인 원자재 품목에 투자하는 원금보장형 펀드도 인기다.
한편 부동산에 대해서는 이미 2009년 이후 부자들이 유망지역을 중심으로 20억~30억원대의 소규모 상업용 부동산 매입을 마무리한 터라 이미 가격이 회복된 부동산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상태다. 이 팀장은 그러나 "지방지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고, 서울 중심의 유망한 재건축과 재개발 지역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