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 추가협상이 타결된 이후 우리쪽에 유리하게 결론이 난 것으로 평가받는 자동차 부품과 제약 관련 기업들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IT(정보기술)주의 경우 한ㆍ미 FTA 타결에 따른 수혜 정도가 크진 않지만 최근 상승세와 맞물려 더욱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6일 증시에서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현대모비스(1.86%) 만도(1.89%) 한라공조(1.04%) 등 대형 자동차 부품사는 1~2%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화신(9.05%) 평화정공(8.31%) 에스엘(6.13%) 등 일부 중소기업 주가는 상승률이 5%를 웃돌고 있다.지난 주말 한ㆍ미 FTA 타결에 따른 기대감 덕분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한ㆍ미 FTA 추가협상의 최대 수혜주로 자동차 부품주를 꼽고 있다. 완성차 부문은 미국에 크게 양보했으나, 자동차 부품은 발효 즉시 평균 4% 가량인 관세를 철폐하라는 우리측 요구가 관철되서다.

박인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수출액이 30억달러를 돌파했는데, 이번 한ㆍ미 FTA 타결로 대미 수출액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여기에 현대ㆍ기아차 미국 공장에 납품되는 부품 가격이 떨어져 한국 완성차의 가격 경쟁력 강화 또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상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GM 매출 비중이 10%에 이르는 만도와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 비스테온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라공조, 크라이슬러 부품 수주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모비스, 미국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타이어 등 타이어 업체에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AD모터스(10%) CT&T(5.05%) 삼양옵틱스(4.33%) 지앤디윈텍(1.99%) 등 전기차 업체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한ㆍ미 FTA 추가 협상에서 8%인 전기차의 관세를 4%로 인하한 뒤 한ㆍ미 양국이 4년간 균등철폐에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당초에는 9년 동안 철폐하기로 합의했었다.

제약주도 수혜업종으로 분류돼 상승 흐름이다. 같은 시각 동아제약(1.30%) 녹십자(1.57%) LG생명과학(1.17%) 부광약품(1.56%) 등이 강세다.

제네릭(복제의약품)의 시판을 규제하는 제도인 의약품 허가ㆍ특허 연계의무 시행의 유예기간이 1년6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되자 제네릭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 업체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이승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7000억원 규모의 신약 22개 특허가 만료될 예정인데, 허가ㆍ특허 연계제도 유예 조치로 복제의약품 개발과 시판이 지금처럼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보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사가 신약개발과 해외 진출에 필요한 경쟁력을 키울 시간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IT의 경우 휴대폰 에어컨 냉장고 등의 관세가 이미 철폐됐고, 관세 적용을 받고 있는 TV와 세탁기는 미국과 이미 FTA를 체결한 멕시코에서 상당 부분을 생산하고 있어 큰 영향은 없다는 평가다.

다만 많지는 않더라도 TV의 관세 5%와 세탁기 관세 1.4% 철폐는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다. TV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 매출 비중이 비교적 큰 LG전자가 이날 3% 넘게 오르는 것도 이런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