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중남미 지역 좌파블록인 미주(美洲)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긴급 정상회의 소집을 촉구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ALBA에 대한 압박을 가중하고 있다"면서 쿠바 수도 아바나 또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개최하자고 말했다.

앞서 미국 공화당의 일레나 로스-레티넨 하원의원은 지난 24일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국민이 차베스의 손아귀를 벗어나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스-레티넨 의원은 미국 차기 의회의 하원 외교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미국 정부와 의회 인사들이 ALBA 회원국을 미주기구(OAS)에서 축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예상되는 미국 정부의 공세에 맞서 ALBA 회원국들의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LBA는 미국 주도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 안에 맞서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차베스 대통령의 주도로 지난 2004년 12월 결성됐으며, 2006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ALBA에는 현재 베네수엘라, 쿠바, 볼리비아, 니카라과,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 에콰도르와 카리브해 지역 소국 등 9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보수우파의 정부 전복 음모를 지원하고 있다며 미국 대사를 추방했으며, 미국도 워싱턴 주재 볼리비아 대사를 맞추방한 바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