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급'은 돼야 지갑 연다…美서도 불티 난 제품 뭐길래
미국인들이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에 대한 부담으로 지갑 열기를 주저하면서 저가 소매업체와 식료품 업체의 성장세가 눈에 띄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미국의 의류할인점인 로스스토어는 지난주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과 이익을 발표했다. 로스스토어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4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주당 순이익(EPS)은 1.09달러에서 1.46달러로 증가했다. 동일점포 매출은 3% 늘었다. 또한 1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EPS 전망을 이전 추정치인 5.64~5.89달러에서 5.79~5.9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호실적과 장밋빛 전망 덕분에 실적 발표한 날 주가는 약 8% 가량 급등했다.

로스스토어 경영진은 올해 약 90개 새로운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담 오르보스 로스스토어 부사장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거시 경제에 분명히 많은 불확실성이 있고 우리 사업의 한가지 희망은 고객이 어느 때보다 저렴한 것에 대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이며 우리는 그것을 제공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 브랜드를 판매하는 TJ맥스(TJ Maxx), 마셜스(Marshalls), 홈굿즈(HomeGoods) 등 체인을 소유한 할인업체 TJX도 이익을 얻고 있다. TJX 역시 1분기 높은 매출을 달성했고 북미 유럽 및 호주에서 1300개 이상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미국의 다이소라고 알려진 달러제너럴도 1분기 매출이 증가했으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반면 영국 명품업체 버버리와 같은 고급 소매업체들은 럭셔리 지출 둔화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버버리는 1분기 수익이 40% 급감했고, 미국 지역의 매장 매출도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형 럭셔리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소유한 루이비통도 미국에서 사치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했다.

프라임 캐피털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클레이튼 앨리슨은 “재량 지출이 많은 소비자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데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식료품 등 필수재를 판매하는 소매업체들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가 1분기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 것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월마트는 고소득 소비자들이 할인을 찾아 매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물가에 미국 소비자들은 패스트푸드도 끊고 있다. 버거는 값싸고 간편한 음식으로 통했지만 최근 몇년간 패스트푸드 기업들이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패스트푸드 가격이 너무 비싸다면 온라인에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외식을 덜 하고 외식을 하더라도 아주 싼 음식을 찾고 있다.

일부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매출 감소와 유동인구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은 고객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과거에 포기했던 전략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바로 할인이다. 맥도날드는 오는 25일부터 한달간 5달러(약 6700원)짜리 메뉴를 판매하는 행사에 나선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