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위주 재고·분양시장 회복세 반영"
"민간 대형 시장까지 살아날지는 미지수"

서울항동, 하남감일, 인천구월 등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 3곳의 사전예약 신청 접수가 특별ㆍ일반공급을 막론하고 높은 경쟁률을 보임에 따라 수도권 주택시장 경기가 본격 회복세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재고 아파트의 거래가 소형 위주로 살아나면서 시장 상황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커지고 있고, 높은 전셋값도 소형 아파트에 대한 매매 수요를 자극해 일반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1순위부터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는 사전예약 물량이 워낙 적었던 데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췄기 때문으로, 주택시장 전반이 뜨겁게 달아오를지는 미지수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3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열기' =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 5곳 가운데 하남감일, 성남고등 지구가 사전예약 신청 접수 대상에서 빠지면서 '서울보다 가까운 서울'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하남감일은 어느 정도 인기를 끌겠지만 인천구월, 서울항동은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입지 조건도 썩 좋지 않은데다 추정분양가도 주변 시세보다 크게 낮지 않아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19일 마감한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인천구월 A1블록을 뺀 3개 지구 모든 단지에서 미달 물량이 생기지 않았다.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의 경우 신청자가 배정 물량의 120%를 초과하면, 다시 말해 경쟁률이 1.2대1을 넘기면 다음 순위로 넘어가지 않고 신청을 마감한다.

이어 신청 접수한 생애최초 특별공급도 서울항동은 2개 단지 모두, 인천구월은 5개 단지 중 1곳, 하남감일은 7개 단지 중 3곳에서 신청자가 몰려 일반공급 이월 물량이 생기지 않았다.

23일 시작된 일반공급에서는 1천576가구 모집에 5천537명이 신청해 평균 3.5대1의 높은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항동(4.33대1)은 2개 블록, 4개 타입이 모두 1순위에서 배정 물량의 120%를 넘겼고, 하남감일(4.22대1)도 7개 블록, 11개 타입 중 B5블록 74㎡를 빼고는 2순위에 차례가 돌아가지 않았다.

A4블록 59㎡는 44가구 모집에 467명이 몰려 10.6대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이런 현상은 지난 5월 말 2차 지구 사전예약 신청을 받았을 때 실수요자들이 보인 싸늘한 반응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당시 서울 내곡 및 세곡2지구, 경기 부천옥길, 남양주진건, 시흥은계, 구리갈매 등 6개 지구에 6천338가구의 일반공급 사전예약 물량이 배정됐으나 '서울 쏠림' 현상으로 실수요자들이 서울 2곳을 제외한 경기 6곳을 외면해 21%에 달하는 1천333가구가 미달했다.

특히 통장 가입 기간이 6개월 이하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2,3순위 청약에서도 대거 미달이 발생해 시장에 충격을 줬었다.

이는 특별공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도권 주택시장 '훈풍' 될까 = 특별공급은 물론 일반공급에서도 대부분 지구가 1순위에서 접수 마감되자 전문가들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아울러 이처럼 최근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분양이나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이 높은 경쟁률을 보이면서 수도권 주택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24일 "앞서 진행된 특별공급에서 경쟁률이 높아 일반공급에서도 2~3순위의 실수요자는 관심을 많이 둘 것으로 생각했지만,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교해 크게 낮지 않고 84㎡형도 없어 1순위에서 마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전셋값 상승에 따라 소형을 위주로 아파트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실수요자들이 예상보다 많이 움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연구소장은 "재고시장에서 싼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는 등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이 분양시장에 투영된 것"이라며 "분양을 받고 나서 집값이 내려갈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전세난이 기존 중소형 아파트나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매매 수요를 자극하고, 이것이 중소형 분양시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그러나 "보금자리주택은 입지는 뛰어나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분양가에서 '거품'을 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수도권 분양 시장은 아직 싸늘한 상태여서 일반 아파트로 열기가 옮겨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도 "3차 보금자리 물량이 5천가구 미만인데다 분양은 2천300여가구에 그쳐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높았을 수도 있다"며 "수도권도 중소형은 분양가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시장에 내놓으면 실수요자들의 주목을 받겠지만,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단지나 중대형 아파트 시장까지 살아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