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이용자가 급증하고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소셜미디어가 주목받고 있다. 나도 5개월 전에 트위터를 시작했다. 주로 유명 인사들을 팔로잉하면서 맞팔해 주는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끼던 입문 초기에는 국내외 뉴스 등 최신 정보를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신문을 집어 들었던 하루의 시작이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확인하고 밤새 날아든 트위트를 읽는 것으로 바뀌었다.

보통은 주말에 한경에세이 원고를 마감했는데 지난 주말에는 짬을 내지 못했다. 마감이 임박한 화요일 새벽 쫓기는 마음에 책상 앞에 앉았지만 머리가 멍멍했다. 이런 심정을 트위터에 올렸더니 금세 팔로잉하는 기자 한 분이 글 쓰는 요령을 일러준다. 트위터에는 시시콜콜한 일상사나 다른 사람의 관심을 유도하는 글이 많지만 이렇게 필요한 내용을 질문하고 도움받는 유용함도 있다.

그간 주고받은 트위트를 훑어보니 지난 시간에 대한 개인적인 기록도 됐다. 올 여름휴가 때 홀인원을 하고 주고받은 소식과 사진들,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회사 직원의 부인을 만났던 슬픈 이야기,한국시리즈 5차전 표를 구해 놓고도 야구장에 갈 수 없었던 아쉬운 기억 등.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도구로 여겨졌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정보 공유의 장을 넘어 공통의 목적을 가진 네트워크로 진화하고 있다. 희귀병 환자와 의사,제약회사를 잇는 생명공학 네트워크로서의 가치가 현실화되고 있으며,지난 지방선거에서 윤곽을 드러낸 정치적 영향력은 다음 선거에서 보다 위세를 떨칠 것으로 보인다. 소셜네트워크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일부 있지만 기업 경영전략이나 일하는 방식의 개선 등 다양한 측면에서 다중의 지혜를 활용한 소셜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다.

'생각을 나누는 것은 온라인이지만 마음을 나누는 것은 오프라인'이라는 글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매우 공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온라인에서도 진정으로 교감할 수는 없을까 생각해본다. 한동안 활발히 트위터를 누비던 유명 기업인이 최근 부쩍 뜸해졌다. 아마도 트위터에 올라온 비방성 댓글에 상처받았던 모양이다. 그 속성상 개방형 소통 도구인 트위터는 타인으로부터 위안을 얻기도 하지만 반대로 상처를 입기도 쉽다. 소셜미디어 사용에 관한 윤리기준 제정이 필요해 보인다.

내부 임직원과의 소통을 활발히 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트위터가 아직은 외부정보 습득 수단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통해 소통을 시도했다. 친밀한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십여명 이내가 모여 술 한잔 하는 자리지만 뭔가 서먹서먹했다. 얼굴을 맞대고 얘기한다고 반드시 마음까지 열리는 것은 아닌 듯싶다.

진정한 소통은 트위터를 하지 않아도,함께 술을 마시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평소에 얼마나 있느냐에 달린 게 아닐까? 그래도 가끔씩 만나고 부딪쳐야 정이 통하는 '트친'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재술 < 딜로이트안진 대표이사 jaelee@deloitte.com 트위터 @leejaesoo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