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반국영기업 임원들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무더기로 구금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쿠바의 니켈 가공업체인 '페드로 소토 알바'의 임원 중 최소 10명 이상이 부패 혐의로 구금됐다고 17일 미국 지역일간지인 마이애미 헤럴드가 쿠바 반체제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페드로 소토 알바는 쿠바 공기업인 '쿠바니켈'과 캐나다 기업인 '셰리트 인터내셔널'이 공동 투자한 업체로 구금된 임원들은 공장 확장을 위해 보관 중이던 자동차와 예비 엔진이 없어진 것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금된 임원 일부는 쿠바 공무원 평균 월급인 20달러를 크게 웃도는 1천500∼2천달러를 받는 고액 연봉자들이라고 반체제인사들은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니켈 산업분야를 관장하는 야디라 가르시아 기초산업 장관이 해임된 뒤에 나온 것으로, 폐쇄적인 쿠바 정부의 특성상 임원들의 구금여부 등을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전후 배경으로 미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반체제인사들은 기업 임원들의 구금 정보를 해당 업체 전.현직 직원 등에게서 들었다고 전했으나 정보 제공자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경제 개혁을 외치고 있는 쿠바에서는 공무원 부패사건이 잇따라 터져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앞서 쿠바 국영 항공사인 '쿠바나 데 아비악시온' 직원들은 항공기를 불법 운항해 생긴 수익금을 챙겨 문제가 된 바 있다.

국제투명성기구(TI)는 올해 쿠바의 부패인식지수(CPI)를 3.7로 매기면서 국가별 순위를 지난해보다 아홉 계단 내려간 69위로 발표한 바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