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을 향해 힘차게 돛을 편 한국 남자 배구가 순풍을 타기 시작했다.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은 15일 중국 광저우 광야오체육관에서 열린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0점을 퍼부은 왼손 공격수 박철우(삼성화재)의 폭발적인 강타를 앞세워 키 2m 장신이 셋이나 포진한 난적 인도를 3-0(25-19 25-20 25-19)으로 격파했다.

13일 약체 베트남을 3-0으로 물리친 데 이어 완벽한 경기로 2승을 챙긴 한국은 조 1위를 달렸고 인도와 카자흐스탄이 1승1패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지난 8월 아시아연맹(AVC)컵대회에서 인도에 패한 빚을 깨끗이 설욕했고 상대 전적에서도 8승2패로 앞서갔다.

당시 박철우, 문성민(현대캐피탈), 김요한(LIG손해보험) 등 간판 공격수가 모조리 부상으로 빠진 탓에 인도에 졌지만 이들이 합류해 3개월만에 재격돌하자 화력에서 인도를 압도했다.

선봉장은 박철우였다.

라이트로 출전한 박철우는 초반부터 직선과 대각을 가리지 않고 화끈한 강타를 퍼부었다.

용수철 같은 탄력과 강, 연타를 뒤섞는 지능적인 플레이로 1세트에서만 9점을 올리며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신치용 감독은 1세트에서 줄곧 앞서다 12-11로 쫓기자 김학민(대한항공)대신 석진욱(삼성화재)을 투입, 수비를 강화했고 리시브와 스피드가 나아지면서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13-12에서 박철우의 오픈 공격과 연타 공격으로 2점을 달아난 대표팀은 17-13에서 신영석(우리캐피탈)의 단독 가로막기와 인도의 범실이 나와 19-13으로 도망가 승기를 잡았다.

박철우는 2세트 12-11에서도 볼을 휘감아서 상대 코트에 떨어지는 서브 에이스로 분위기를 뒤집었고 직선타와 터치 아웃, 밀어 넣기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7점을 보탰다.

한국은 3세트에서 석진욱의 시간차 공격과 문성민의 대포알 같은 서브에이스 등 다채로운 공격력을 뽐내며 12-7로 앞서 일찍 승부를 갈랐다.

문성민은 서브 득점 2개를 포함해 16점을 올리며 박철우와 쌍포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한국은 17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카자흐스탄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A~D조 상위 2팀이 8강 라운드에 진출한다.

A조 1,2위와 C조 1,2위가 한 조가 되고 B조 1,2위와 D조 1,2위가 또 다른 조가 돼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순위를 결정한 뒤 다시 상대조와 크로스 토너먼트로 붙어 준결승, 결승 진출팀을 가린다.

대표팀이 B조 1위로 올라가면 카타르, 일본과 8강 라운드에서 대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저우=연합뉴스)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