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영국이 ‘행복지수’를 만들어 국민들의 행복을 측정하겠다고 나섰다.전국민의 웰빙(wellbeing) 척도를 주기적으로 체크해 이를 정부 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국민들이 느끼는 심리적이고 환경적인 웰빙 체감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공식지표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영국은 국민의 행복 정도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모니터하는 전세계 첫 국가가 된다.

연립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고강도 긴축안의 여파와 학비 인상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대규모 시위 등 정부에 대한 국민 여론이 부정적인 편이라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하지만 캐머런 총리는 “향후 정책 수립시 행복지표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할 것”이라며 강행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행복지수는 2006년 캐머런 총리가 보수당 당수로 재임하던 시절부터 구상해 왔던 ‘야심작’으로 알려졌다.

현재 통계청이 관련 작업을 하고 있으며 ‘영국 범죄지수’처럼 매 분기마다 한 번씩 전국적으로 측정할 예정이다.현재 생활에 만족하는지,삶의 목표를 얼마나 잘 성취하고 있는지 등을 가늠할 수 있는 다양한 항목들로 구성됐으며 이 지수의 정확한 명칭과 발표 시기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를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한 통계학자는 “지표로 만들어 정량화하려면 질문지는 객관적이면서도 섬세해야 하며 표본의 크기도 중요하다”며 “행복지수를 정부 정책에 반영한다 해도 쉽지 않을 것”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프랑스와 캐나다 등이 ‘대안 국내총생산(GDP)’으로 쓰일 수 있도록 웰빙지수를 만들기 위해 비슷한 작업에 뛰어들었으나 아직 구체화시키지는 못했다.영국의 행복지수 작업에 참여했던 존 헬리웰 캐나다 통계청 국장은 “영국 정부는 전국적인 측정 시스템과 정책 수립시 활용법 등 두 가지 요소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