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중장기적 구조적 개혁 진전 환영"
"터키 원전은 원자력 인프라 프로젝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12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국에 의해 진전된 세계 금융안전망 이슈를 매우 중요학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총리는 한국이 의장국으로 있는 동안 G20이 이뤄낸 중기적, 장기적 구조적 개혁의 진전을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한국이 추진 중인 터키 흑해 연안 시놉(sinop) 원자력발전 사업과 관련, 터키의 원전 사업은 원자력 인프라 프로젝트라며 만일 양측 논의가 합의에 이른다면 이는 양국 간 경제적, 정치적 발전을 증진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에르도안 총리와의 일문일답.
--신흥국으로서 한국이 G20 의장국을 맡았다.

▲주요 8개국(G8)이 아닌 국가가 G20 정상회의를 주재해 기쁘다.

한국이 의장국으로 있는 올해 G20이 중기적, 장기적 구조적 개혁에서 이뤄낸 성과를 환영한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에 의해 진전된 세계 금융안전망 이슈에 대해 지대한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

개발 의제도 터키의 강력한 지지 아래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의제로 채택됐다.

경제 성장 전략을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한국은 개발 의제에서 개도국에 좋은 사례가 된다.

한국은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걸 입증한다.

--불균형 문제에 대한 터키의 견해는?
▲G20 체제에서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려는 협력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구조적 특성을 지닌 이 문제가 빠른 시간 내 해결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문제가 앞으로 수년간 계속 논의될 것으로 본다.

사실 경상수지는 대외 경제변수이며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에 있지 않다.

아울러 국가마다 특별한 상황이 있다.

이런 국가별 상황과 세계 경제 발전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차기 G20에서 진지하게 다뤄져야 할 의제는?
▲IMF 개혁 이행이 최우선 의제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세계 금융안전망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한 의제다.

올해 G20이 이와 관련한 노력을 계속함으로써 건전한 세계 경제 회복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신흥국에 대한 자본유입과 환율도 또 따른 중요한 이슈다.

앞으로 이 이슈들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지기를 기대한다.

최근의 금융위기는 금융회사들의 문제에 개별적으로 대처하는 미시적 규제들로는 불충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금융분야 전체에 대한 거시적 규제가 뒷받침돼야 한다.

--터키와 한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한국 FTA가 지난 10월 체결됐고 내년 7월 발효될 예정이다.

터키-EU 관세동맹에 따라 터키는 EU가 FTA를 맺은 국가와 FTA를 맺어야 한다.

터키-한국 FTA 협상이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터키 측에서 본다면 우리의 목표는 적어도 EU가 얻은 것과 같은 수준의 혜택을 얻기를 바란다.

한국은 터키와 FTA를 통해 많은 분야에서 경쟁적인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아울러 터키에 대한 한국의 투자와 협력 역시 중요하다.

자동차, 철강, 섬유, 기계, 전기전자 등이 우선 협력할 수 있는 분야다.

여기에 운송, 건설, 기술자문 등 같은 서비스 분야에서도 협력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터키와 한국이 터키 흑해 연안 시놉(sinop) 원전 사업을 협상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이 지난 30년간 원전 분야에서 거둔 성과들을 자세히 지켜봐 왔다.

우리는 한국의 경험과 기술을 고려해 원전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만드는데 관심이 있다.

따라서 그동안 시놉에 원전을 짓는 사안과 관련해 1년 가까이 접촉해왔다.

우리는 한국과 원전 분야에서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협력을 갖기를 바란다.

사실 원전 사업은 터키에는 원전 인프라 프로젝트다.

이런 맥락에서 원전뿐 아니라 원자력 연료 시설, 원자력 기술 센터 등도 건설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중요하다.

만일 시놉 원전 프로젝트 건설.운영 협상과 관련한 합의에 도달한다면 양국 간 경제적, 정치적 관계를 증진시킬 것으로 확신한다.

이런 틀 아래서 제3국에서도 한국과 협력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

--올해는 터키의 한국전 참전 60주년이다.

▲양국은 "혈맹"으로 불리는 관계를 누려왔다.

우리는 양국 관계 교역 증진과 더 균형된 교역 구조를 바라고 있다.

한국이 터키에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양국 간 투자가 증진될 것으로 믿는다.

터키는 중동, 발칸, 카프카스, 중앙아시아, 유럽 등으로 수출할 수 있는 완벽한 투자입지다.

우리는 원전에서부터 자동차산업까지, 방위산업에서부터 문화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양국 간 협력을 다양화하고 심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터키는 유럽의 에너지 허브를 추구하고 있다.

▲터키가 국제적 수준에서 경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이는 단지 에너지 공급 확보를 확실히 해두는 것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다.

에너지 공급 확보를 확실히 해두는 것은 에너지 공급처 다양화와 에너지원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터키는 유럽 내 네 번째 에너지 주요 경로국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코카서스, 중앙아시아, 유럽 시장을 연결하는 가교로서 역할을 지향하고 있다.

동-서 간뿐 아니라 남-북 간 가교로서 역할을 지향하고 있다.

전 세계 하루 석유 소비량의 4%가 이스탄불 해협을 통해 수송된다.

이를 점차 수송관을 통한 운송으로 바꾸려는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터키는 `이웃나라와 갈등 없는' 외교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우리의 외교 원칙은 "국내에서 평화, 세계에서 평화"다.

냉전시대가 끝난 뒤 우리는 유라시아 복판에 있는 터키의 지정학적 입지에 주목했다.

터키는 모든 이웃나라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 협력 체계와 다양한 전략적 요충지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 체계를 만드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터키는 위험한 반목에 대처하는 구체적인 제안을 내왔고 결과를 지향하는 정책을 취해왔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급진적 세력에 의한 인위적인 분열에 대처하고 이성을 모아 인도주의적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터키가 EU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결연한 자세로 EU 가입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 터키는 포괄적인 정치적, 경제적 개혁을 진행해왔다.

우리는 EU를 국제무대의 효과적인 참여자로 보고 있고 EU 가입이 양측의 공동 가치와 목표에 일치하는 것들에 도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터키의 EU 가입은 양측이 얻을 직접적 혜택 말고도 지역과 세계 평화 발전, 문화간 대화 증진 등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