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속도 300km/h·제로백 3초대···기존 전기차 한계 극복
포르쉐·아우디·페라리·벤츠 등 전기 슈퍼카 개발 박차



유럽의 고성능 자동차 제조사들이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 슈퍼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포르쉐와 아우디, 이탈리아 페라리, 영국 로터스 등 유럽 메이커들이 최고 속도는 250~300km/h대에 달하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3~4초대에 불과한 전기 슈퍼카를 몇 년 뒤 양산할 예정이다. 더불어 향후 전기 스포츠카 시장의 선점 경쟁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선 독일 포르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918 스파이더'를 2013년 공개한다. 이 차는 V8 엔진과 전기모터 2개가 결합돼 700마력이 넘는 출력을 확보했다. 최고 속도는 320km, 제로백(0→100km) 가속은 3.2초만에 주파한다.

영국 혈통의 재규어는 올해 파리모터쇼에서 콘셉트카로 처음 공개한 'C-X75' 전기 슈퍼카를 빠르면 5년 안에 선보인다. 재규어 C-X75는 4개의 145kW(195마력)급 전기모터로 최대 580kW(780마력)의 출력을 내며 최고 속도는 330km/h, 제로백 가속은 3.4초에 달한다. 1회 연료 주입으로 최장 900km까지 운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독일 아우디는 'e-트론 스파이더'를 2012년 내놓는다. 현재로선 아직 정확한 양산 시점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 차는 221kW(300마력) 출력을 내는 트윈터보 V6 TDI엔진과 64kW(87마력) 전기모터 2개가 결합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0km를 내고 연료탱크 50리터 휘발유만으로 최대 621마일(약 999km)까지 운행할 수 있다. 제로백 가속은 4.4초다.

독일 다임러그룹은 메르세데스-벤츠 'SLS AMG E-셀' 전기 스포츠카를 2012년 말이나 2013년 초 양산을 목표로 내놓는다. 이 차는 걸윙 도어 타입의 V8 SLS AMG를 베이스로 제작되며, 전기모터 4개와 결합돼 535마력의 출력을 낸다. 최고속도는 250km/h, 제로백 가속은 4초다.

이탈리아 페라리는 599 GTB 피오라노를 토대로 개발하는 599 'HY-KERS'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선보인다. 올 초 제네바모터쇼에서 콘셉트카로 처음 공개된 이 차는 620마력을 내는 6.0ℓ V12 엔진과 100마력짜리 전기모터를 더해 최대 720마력의 출력을 확보했다.

영국 로터스는 오는 2016년 로터스 '에스프릿(Esprit)' 슈퍼카를 공개한다. 5.0 V8 엔진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시켜 최고 출력은 610마력을 확보했다. 가격은 11만유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밖에 BMW그룹은 최고 시속은 250km, 제로백 가속은 4.6초, 최대 주행거리는 700km에 달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비전 이피션트다이내믹스(Vision EfficientDynamics)'를 오는 2013년에 양산한다.

업계에서는 이들 전기 슈퍼카가 양산 시점에 이르면 당초 예상보다 전기차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