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노후 대비 투자수단은 연금이며 예상보다 오래 사는 데 따른 위험인 '장수 리스크'를 막기 위해선 퇴직연금 확산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한국경제신문이 20개 은행 · 증권 · 보험사 퇴직연금사업본부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0%(16명)가 세계적으로 가장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현재 상황에서 가장 좋은 노후 대비 방안으로 연금을 꼽았다. 나머지 20%(4명)는 펀드를 꼽은 반면 저축이나 부동산이라고 답한 본부장은 한 명도 없었다.

장수 리스크를 막기 위한 대응방안으론 45%(9명)가 퇴직연금 확산을 꼽았고,30%(6명)는 정년연장 및 노인 일자리 확대를 들었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규모 확대라는 응답은 1명(5%)에 불과했다. 지난 5월 남유럽 재정위기 사태에서 보듯 공적연금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재정적자 및 국가부채 과다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퇴직연금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이유로 절반인 10명이 퇴직연금 확산을 위한 소득공제 혜택 등 정부 정책 부재를 들었다. 정부는 지난 9월 '제2차 저출산고령화 사회 5개년(2011~2015년) 기본계획안'을 통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합쳐 최대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금융계에선 별도 세제 도입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에 따르면 퇴직연금에 별도 세제혜택을 부여해 개인부담금에 대해 300만원까지 소득공제해 줄 경우 퇴직연금 적립금이 내년 말까지 2조5000억원(전체 적립금의 8.1%)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이 밖에 퇴직연금의 확산이 더딘 이유로 국민들의 인식 부족(5명),경영자의 무관심(4명) 등이 꼽혔다. 조한홍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사업단 대표 "그동안 연금 시스템 개혁은 물론 연금 도입 교육까지 소홀해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 가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연금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정환/박민제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