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있고 내실있는 총리' 지향 리더십 구현 주목

김황식 국무총리가 1일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 국회 `데뷔전'을 치르는 김 총리는 대법관과 감사원장 등 오랜 공직 생활을 바탕으로 국정 전반에 대한 업무 파악 속도가 빨라 비교적 무난하게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총리 지명 당시부터 다른 누구보다도 이명박 정부의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 과제인 `공정 사회'를 실현할 적임자로 받아들여졌다.

취임사에서도 "총리로서 다른 어떤 일보다도 공정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헌신하겠다"며 ▲법과 원칙 ▲소통과 화합 ▲나눔과 배려를 강조했다.

특히 정부 수립 후 첫 전남 출신 총리라는 점에서 지역 갈등 해소와 사회 통합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정치권 안팎에서 표출됐다.

실제 그는 취임 일성으로 "정중동(靜中動)에서 동중동(動中動)의 생활로 바꿔서 국민의 모든 애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활동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듯 지난 한 달간 주말도 반납한 채 업무에 매진했다.

지난달 6일 첫 지방 방문지인 경남 진주에선 배춧값 폭등과 관련해 농협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눴고 같은 달 11일에는 대전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를 방문, 감사원장 시절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던 다문화가족 문제를 살폈다.

같은달 23∼24일엔 고향인 광주.전남 지역을 방문하면서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인 영산강 승촌보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등 현안이 있는 곳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았다.

오는 11∼12일 열리는 서울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총리실에 정부 합동 종합상황실을 설치하고 직접 행사장을 방문, "최근 북한의 3대 권력 세습에 따른 불순 책동 가능성과 국제 테러 가능성, 좌파 단체 및 국제 시위대와 연대한 항의 시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보 속에서도 그가 단순히 `의전 총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취임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아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지만, 독자적인 캐릭터 구축에 주력하는 동시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근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를 예로 들며 `과잉 복지' 경계론을 제기해 정치권 안팎의 논란을 야기하는 등의 설화(舌禍)도 경계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김 총리는 `자원외교형'으로 특정됐던 한승수 전 총리와 `세종시 총리'로 불린 정운찬 전 총리와 달리 "총리직에서 물러날 때 '실속있고 내실있는 총리'였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총리실 주변에서는 취임 한달을 맞이한 만큼 김 총리가 자신이 원하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그동안과는 차별되는 행보와 독자적인 리더십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