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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민간 자율소방검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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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부산 인천 등 고층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번 화재사고는 관에서 소방검사를 아무리 잘해도 건물주 등 관계인의 안전의식이 성숙해 있지 않으면 언제든지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교훈을 보여준 사례다.

    이제 우리나라도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려는 시점에서,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의 안전의식을 높여 자율적인 안전관리체제를 정착해야 할 단계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소방관서에서 주도적으로 해오던 소방검사는 모든 대상물에 대해 소방시설을 점검함으로써 건물주 등 관계인이 행하는 자율점검을 소홀히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리고 건물주 등이 행하는 자체 점검이나 화재보험협회에서 실시하는 안전점검과도 중복돼 국민에게 이중부담을 주는 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선진국에서는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매우 높거나 긴급한 위험이 닥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하는 검사 또는 조사를 제외하고는 관에서 모든 건축물을 대상으로 소방검사를 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건물주 등의 자율적인 안전관리가 정착돼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민간 중심의 자율안전관리 방식 정착을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 법제처에서 심의 중인 소방법 개정안은 국민의 입장에서 환영할 만하다. 이에 따르면 소방검사를 특별조사 체제로 전환해 그 대상을 최소한으로 축소함으로써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상세한 조사를 하도록 했다. 이는 또 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소방검사 시스템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소방법이 개정되면 화재위험이 높은 건물은 전문가가 동원돼 정밀하게 조사를 하고 위법사항이 적발되면 사용중지 · 폐쇄 등 강력한 조치를 내리게 된다. 이를 통해 건물 관계인이 자체 점검을 강화하도록 유도하는 예방적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방안전관리자가 위반시설에 대해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건물주 등 관계인이 즉시 시정토록 하는 것도 시의적절하다. 또 점검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 대해 점검능력을 평가 공시하고 점검실명제를 도입하는 것 등은 현재 소방관서 중심의 소방검사보다 건물주 스스로가 행하는 자체 점검에 무게를 더 두어 안전의식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소방공무원이 특별조사만으로 화재예방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해선 안될 일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직업적 소명감을 갖고 화재예방과 진압을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앞으로는 시장에 기능을 맡기는 만큼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끊임없이 점검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요구되는 때다.

    이원희 < 한경대 행정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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