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첫 전력 생산"

이란은 자국 첫 원자력발전소인 부셰르 원전의 원자로심에 핵연료를 주입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이날 오전 원자로심에 핵연료를 주입하는 작업이 시작됐다며, 163개의 연료봉이 원자로심에 모두 장착돼 연료 주입작업이 마무리되면 원전가동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첫 연료 주입 작업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관의 감독 하에 이뤄졌으며 부셰르 원전의 첫 전력 생산은 내년 초 가능할 전망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날 원자로심 연료 주입 작업은 당초 예정보다 두 달 가량 지연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원전 운영 시스템이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 `스턱스넷(Stuxnet)'에 감염돼 작업이 지연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란 정부는 극심한 폭염으로 인해 작업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졌다고 밝혔다.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1천200km 떨어진 부셰르 지역에 자리 잡은 이 원전은 1천MW급 가압경수로형 원전이다.

총공사비 10억달러가 투입된 부셰르 원전은 친미 성향의 팔레비 정권 아래 미국의 지원으로 1975년 1월 착공됐지만, 이슬람혁명과 이란-이라크 전쟁 등이 겹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가 1995년 이후 러시아의 지원으로 지난 8월 완공됐다.

서방은 이란의 원전 가동이 핵무기 개발에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핵연료 선적 및 운송, 사용후 핵연료 반환까지 전 과정을 다른 나라인 러시아가 담당하고 있어 부셰르 원전이 핵무기 개발에 악용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미국과학자연맹(FAS) 소속 연구원은 부셰르 원전을 통한 핵무기 개발은 이론적으로 합당한 우려지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란이 핵 물질을 불법적으로 사용한다면 유엔(UN) 측이 이를 감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내달 15∼1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P5+1 그룹(유엔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 간 핵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란은 긍정적인 입장만 밝혔을 뿐 회담에 응하겠다는 공식적 답변은 발표하지 않았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