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디플레이션 지속으로 인해 앞으로 최소 2년간 제로(0)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확정할 '경제 · 물가 전망 리포트'에서 201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 미만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물가상승률이 1% 정도에 그치는 한 정책금리를 사실상 제로금리인 0~0.1%로 유지하겠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혔다. 때문에 최소한 2년 정도는 제로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행은 매년 4월과 10월 발표하는 전망 리포트에서 향후 수년간의 경기 · 물가 전망을 공표하고, 7월과 1월에는 중간평가를 실시한다. 이번에는 지난 7월 전망한 2011년도(2011년 4월~2012년 3월) 예상치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2012년도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경기 상황과 관련,일본은행은 미국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고 엔고로 기업심리도 악화돼 경제와 물가가 하락하기 쉬울 것으로 내다봤다. 때문에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대 초반(7월 시점엔 2.6%),내년엔 1%대 중반(7월 시점엔 1.9%)으로 각각 하향 수정하기로 했다. 2012년에는 신흥국이 견인차 역할을 해 경제성장률이 2% 선 가까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는 지난 5일 결정한 금융완화책 효과가 점차 나타나 하락 폭은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대 중반(7월 -0.4%), 내년 0%대 초반(7월 0.1%)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본 경제는 큰 폭의 수요 부족이 지속돼 물가상승 속도는 매우 더딜 것으로 예측됐다. 2012년엔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더라도 0%대 중반에 그쳐 1% 선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일본 재무성은 이날 엔고대책의 하나로 국제협력은행(JBIC)의 해외 투 · 융자 규모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의 국제협력은행은 한국의 수출입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재무성은 내달 중순까지 시행령을 개정해 JBIC가 외국환자금 특별회계(외국환평형기금과 비슷) 자금을 이용해 외화 융자를 1조5000억엔만큼 더 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일단 융자 폭을 늘려놓으면 JBIC는 비상시에 동원할 외화 융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여야 한다. JBIC에 달러를 쌓아둘 수 있는 셈이다. 일본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경주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 회의 이후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기 어려워지자 JBIC를 내세워 조금이라도 엔고를 억제해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