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국영TV가 내달 총선을 앞두고 야당의 광고방송을 거부하고 있다고 이집트 주요 야당인 와프드당이 25일 주장했다.

와프드당의 모하메드 셰르디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집트 국영TV가 이미 광고료를 받고서도 우리의 광고물 방영을 거부하고 있다"고 언급, 현 정권이 야당의 선거운동을 교묘하게 방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셰르디 대변인은 또 주요 인쇄소들도 집권 국민민주당이 아닌 야당의 선거운동용 전단을 제작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쇄소들은 우리의 선전지 제작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어렵사리 우리의 선전지 제작을 맡으면 새벽 3시에 몰래 와서 찾아가도록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집트 정부는 내달 28일 치러지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이달 초 방송법을 위반했다며 12개의 민간 TV채널을 폐쇄하고, 휴대전화 문자뉴스 서비스를 허가제로 전환하는 등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1981년부터 29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82)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국민민주당은 2005년 총선에서 전체 의석 454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으며, 와프드당은 11석을 확보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