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첫 우승을 한 뒤 어떻게 지냈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요.그냥 이 순간 기쁨에 푹 빠지고 싶어요"

아마추어 시절 유망주였던 강지민(30)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두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데는 무려 5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24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LPGA 투어 사임다비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에서 우승한 강지민은 LPGA 공식 기자회견에서 5년 만의 우승이라는 점을 사회자가 알려주자 "5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린 것은 맞지만 나이는 묻지 말아 주세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다시 우승하는데 5년을 기다렸던 강지민은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아마추어 무대를 휩쓸던 스타 플레이어였다.

골프 입문 1년 만인 1994년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중등부 우승을 차지한 강지민은 이듬해 서울시장배 골프선수권대회 고등부를 제패하는 등 승승장구했고 세화여고를 다니던 중 미국 유학을 결심했다.

미국 시애틀 킹스고교를 졸업하고 애리조나주립대에 진학한 강지민은 2001년까지 미국 아마추어 대회에서 7승을 올린 뒤 2002년 대학 2학년 때 프로로 전향, LPGA 2부 투어에서 실력을 쌓았다.

2004년 2부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당당히 상금왕에 올라 2005년 정규투어에 진출했던 강지민은 그해 5월 코닝클래식 마지막날 홀인원을 기록하는 행운까지 찾아와 생애 첫 LPGA 투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이후에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올해 들어서도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7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시즌 막바지에 감격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강지민은 29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한국팬들과 만난다.

다음은 LPGA 투어 공식 기자회견에서 일문일답.

--5년 전 코닝클래식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를 기억하나.

▲물론이다.

그때 일을 어떻게 잊어버리겠나.

5년 만의 우승인데 내 나이는 묻지 말아 달라.
--지금 심정은 어떠한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견고하게 경기를 했고 퍼트를 많이 성공했다.

우승하기에 충분한 스코어를 기록했다.

오랜만의 우승이다.

이 기분에 푹 빠지고 싶다.

하느님, 내가 우승을 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

--오늘 우승을 생각했었나.

▲경기가 다 끝나갈 때까지 내가 몇 위를 하고 있었는지 몰랐다.

톱5 안에 들것이라고는 생각했는데 끝나고 나서야 내가 우승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알았다.

우승이 가까워지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내 캐디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내쉬라고 했다.

--18번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잡았다.

▲18번홀에서 스코어보드를 봤는데 공동 선두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줄리 잉스터도 9언더파여서 반드시 버디를 잡겠다고 마음 먹었다.

연장전에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지막 퍼트를 할 때는 전혀 긴장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