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소득 2배 이상 늘어…20여개국 러브콜 이어져
남아메리카에 있는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에서 남쪽으로 60㎞ 떨어진 이타과시(市)의 과수비라 마을.인구 1000명 안팎의 이 마을에서 큰 잔치가 지난 20일(현지시간)열렸다. 지난 넉 달간 주민들이 직접 만든 1㏊(1만㎡)의 마을공원 완공을 자축하는 자리였다. 잔치에 참석한 300여명의 마을 주민과 학생들은 공원 구석구석에 100여그루의 나무를 심는 행사를 마치고 춤을 추며 기쁨의 노래를 불렀다.
한국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새마을운동'이 해외에서 부활했다. 1970년 탄생돼 지금은 수명을 다한 듯하던 새마을운동이 파라과이는 물론 캄보디아,몽골,네팔 등에서 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 것.
◆"살기 좋은 내 마을,우리 힘으로 가꾸세"
지구 반대쪽인 파라과이에는 한국의 비영리 국제민간기구 지구촌평화축제재단(GPFF · 의장 문현진)이 2008년 새마을운동을 전수했다. GPFF는 경제,종교,환경 등 국가 및 지역 간 불균형을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2007년 설립됐다. 파라과이 남쪽 과수비라 마을에서 시작돼 지금은 파라과이 북쪽의 차코 지역까지 확산됐다.
토머스 필드 GPFF 라틴아메리카 회장은 "새마을운동은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묘약"이라고 평가했다. 문 의장은 "중남미에서 새마을운동과 같은 도덕과 혁신의 리더십을 통해 파라과이를 남미의 모델국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20여개국 벤치마킹
새마을운동이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의 지역개발 모델로 알려지면서 개발도상국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1999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지금은 필리핀 콩고 몽골 마다가스카르 캄보디아 네팔 우즈베키스탄 코트디부아르 등 20여개국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마을길 포장,공동우물 설치,주택개량 등 사업형태도 새마을운동과 사실상 똑같다.
작년까지 81개국에서 5만여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찾아 새마을운동을 배우고 갈 정도로 인기다.
캄보디아 남부의 소난차이 마을을 예로 들면 새마을운동이 전수된 이후 수문과 양수기 은행을 통해 1모작이던 농사방식을 2~3모작으로 바꾸고,마을 진입로 포장,가축은행제 등을 도입한 결과 2007년 550달러였던 세대당 연 소득이 지금은 두 배를 넘는 1250달러에 이른다.
안성일 새마을운동중앙회 국제협력과장은 "새마을운동이 가난의 타성에 젖어 있는 저개발국 국민들의 정신을 일깨워 스스로 변하게 만드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순시온(파라과이)=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