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탄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옥수수 사탕수수 등 원료 곡물가격이 세계적인 작황 부진으로 치솟고 있는 데다 미국 브라질 등 각국에서 연료용 소비(바이오에탄올)가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에탄올값도 올 들어 10% 이상 올랐으며, 정부에서 2013년 '에탄올의 자동차연료 강제혼용' 정책을 시행하면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원자재 정보업체인 코리아PDS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에탄올은 갤런당 2.24달러를 기록해 전날보다 3.08%,이달 들어선 21.6% 급등했다. 에탄올은 지난 6월 말 1.46달러에서 오름세를 타기 시작해 넉 달째 상승하고 있다.

김준태 한국알콜 영업본부 이사는 "에탄올은 옥수수 사탕수수 등 곡물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곡물값과 연동돼 움직인다"며 "최근 곡물값이 급등한 데다 미국 정부가 연료에 들어가는 에탄올 비율을 높인다고 발표하면서 한 달 사이에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13일 휘발유에 들어가는 에탄올의 혼합비율 상한선을 기존의 10%(E10)에서 15%(E15)로 높인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최근 작황 부진으로 올라가던 옥수수값의 상승세도 가팔라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12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가는 20일 부셸(약 27㎏)당 5.73달러로 한 달 사이에 12.84%,올 들어선 37.04% 올랐다.

국제시세가 오르면서 국내 산업용 에탄올 가격도 올 들어 용도별로 10~20% 올랐다. 산업용 에탄올시장의 60~70%를 점유하는 한국알콜의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 200ℓ 드럼당 23만원에서 올 상반기엔 24만원으로 올랐으며,지금은 25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

김인식 바이올시스템즈 부사장은 "미국 브라질 인도 유럽연합(EU) 등 많은 국가들이 기후변화협약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휘발유에 에탄올을 섞어 쓰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주로 옥수수와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만드는데 이를 수송용으로 쓸 경우 에탄올과 곡물값이 꾸준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에탄올 생산량의 66%가 연료용으로 쓰이고 산업용 21%,주정용 13%가 사용되는 데 비해 우리나라에선 93%가 주정용이며 산업용은 7% 정도다. 정부에서 2013년부터 에탄올 강제혼용정책을 실시하게 되면 국내 수송용 비중도 높아질 전망이다.

산업용 에탄올은 주로 화장품과 의약품,페인트 잉크 등 도료에 들어가며 소독용과 시험분석용으로도 쓰인다. 마요네즈 드레싱 소스 등과 된장 및 간장의 식품방부용(천연방부제)으로도 활용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