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외자유치를 위해 외국 기업 대상으로 법인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일본에 신규 진출하는 외국 기업 대상으로 향후 5년 동안 현재 40%인 법인세율을 10~15%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내달 세부계획을 확정한 후 내년 회계연도부터 법인세를 인하할 것"이라고 21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6월 투자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신성장전략'에 '법인세 5%포인트 인하 검토'가 포함됐던 것을 감안할 때 외국 기업에 세금 우대를 더 해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이 외국 기업을 우대하기로 한 이유는 외국 기업들의 '탈(脫)일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산업성의 조사에 따르면 2008년 일본에서 철수한 외국 기업은 125곳에 달했다. 지난해와 올해 역시 100여개의 외국 기업이 일본을 떠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경제계는 그 이유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법인세 문제를 꼽고 세금 인하를 요구해왔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법인세 인하 대상은 일본에 새로 진출하거나 다른 나라에서 연구개발 거점을 옮기는 해외 기업들이다. 특히 정보기술(IT)이나 의료 · 바이오 등 첨단산업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에 더 많은 혜택을 준다는 방침이다. 외국 기업이 일본 기업을 인수 · 합병(M&A)할 때도 법인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무실 임대료나 토지 · 건물 등 부동산 취득 비용에 대해서도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외국인 기술자의 비자 취득 간소화 및 관련 법 개정도 외자유치 활성화 정책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이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우대 정책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지난 1월 연구기관 등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기술자에 대해 2년간 소득세 50%를 감면해주는 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