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다양한 채널로 중국 시장 공략을 꾀했는데 여의치 않아서 이번 행사도 혹시나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오늘 알찬 정보를 얻고 인케 지부와 추가 협의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일찍 인케를 알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김정국 한국바이엔트 팀장)

인케 초청 비즈니스 상담회가 200여 국내 벤처기업인들과 66곳의 인케 해외 지부 의장,부의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20일 서울 한양대 HIT센터에서 열렸다. 벤처기업들이 해외 전문가들로부터 해외 진출에 관한 멘토링을 받고 제휴 가능성도 모색하는 자리로,사전 신청 예약자인 120명을 훌쩍 뛰어넘는 인원이 몰리면서 국내 벤처기업들의 글로벌화 열기를 반영했다.

참석자들은 "각국의 한인 전문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놀랍다"며 "물어볼 게 많은데 상담 시간이 짧아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상담 후 명함을 주고받으며 연락처를 확보하고 상담이 끝난 후에는 또 다른 관심지역 상담을 신청하는 등 바쁜 모습을 보였다.

국내 기업인들은 중국과 동남아,중남미 등 신흥국 인케 의장들에 관심을 나타냈다. 오병운 중국 베이징 지부 의장은 11곳이 넘는 업체와 상담을 가졌다. 방범용 차량 단속기 업체인 렉스젠 관계자들이 중국 관급 시장을 타진하기 위해 오 의장을 찾았고,오 의장은 "중국 관급 시장은 직접 공략보다는 관 공급 성과를 가진 시스템통합(SI) 업체를 찾는 게 우선"이라며 "관납은 의사결정이 늦어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고 왜 이 제품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이유를 제안서에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안기기 업체인 씨큐앤비의 김민정 대리는 김선일 선양 지부 의장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 김 의장은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현지업체와 공동 개발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공동개발이나 공동마케팅을 할 수 있는 업체를 연결시켜 주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김 의장은 선양 IT협회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피트니스용 의료기기 업체인 C&C케어의 최기훈 대표는 정현경 인도 벵갈루루 의장에게 상담을 구했고 "인도 시장에서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는 말에 자신감을 얻었다. 정 의장은 "인도는 최근 고급 피트니스센터가 유행하고 있지만 제품은 중국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이 의료기기로 중국 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 대표는 이날 인도 현지 바이어도 5명을 소개받았다.

벤처기업 관계자들은 대체로 상담 결과에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콕 지부의장,베트남 지부 의장 등과 상담을 가진 성미희 현대메디텍 사장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려고 많이 노력했지만 별 성과를 못냈는데 이번 상담에서는 현지 사정에 맞는 조언을 들을 수 있었고 특히 하노이 지부를 통해 바이어를 현장에서 바로 섭외받을 수 있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 바이오 식품 업체 관계자는 "해외에서 마냥 통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상담을 받고 나서 검토해봐야 할 게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여러 지부 의장들을 한 장소에서 만나다보니 향후 어느 시장을 공략해야 할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홍병철 인케 회장은 "참가 업체들이 평균 5개 인케지부와 상담신청을 한 점을 감안하면 700건 이상의 실질적인 상담이 이뤄진 셈"이라며 "수출 상담 실적도 5000만달러를 웃돈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비즈니스 상담에 참여한 국내 중소 · 벤처기업들은 내달부터 인케지부와 구체적인 수출을 진행하기 때문에 이르면 연말부터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고경봉/심은지/이계주 기자 kgb@hankyung.com